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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매트릭스 2 리로디드>
2003-05-12

하이브리드 영화의 표본이 된 초대형 블록버스터 <매트릭스>. 이 변종 걸작의 속편을 만나고픈 팬들의 설레임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학수고대 측면에서 보면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도 형님하고 지나갈 판국이다.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지나 화려하게 등장하는 <매트릭스>의 속편 <매트릭스 2 리로디드>가 드디어 오늘(5월 12일) 오후 2시에 종로의 서울극장에서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졌던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단 한번뿐인 오늘 언론 시사 현장에는 공항의 출국심사를 방불케 하는 입장 검열이 이루어졌다. 미국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최초로 공개된다는 사실과 인터넷 불법 유포를 사전에 막겠다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의지를 보면 일면 수긍이 가면서도, 이미지 하나도 허락없이 사용할 경우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대목에 이르면 이제 <매트릭스> 시리즈가 한편의 영화를 넘어 거대한 프랜차이즈 상품으로 자리잡았음을 실감나게 한다.

1999년, 독특한 스토리 구성과 현란한 스타일의 액션으로 장르 영화의 상식을 조롱하며 수많은 영화들의 레퍼런스가 된 <매트릭스>는 올 한해 <매트릭스 2 리로디드>가 5월에,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이 11월에 개봉함으로써 급기야 '2003년은 매트릭스의 해'라는 그럴듯한 카피까지 만들어냈다.

<매트릭스> 1편이 가상 현실 세계 매트릭스의 공간과 인물을 소개한데 그쳤다면 <매트릭스 2 리로디드>는 네오, 모피어스, 트리니티 등 저항군의 핵심 멤버 세명과 함께 휴고 위빙이 분한 에이전트 스미스가 100명의 자기 복제를 거듭하며 1편을 뛰어넘는 강력한 파워의 악역으로 등장한다.

2편 역시 컴퓨터 군단으로부터 인류 최후의 보류인 시온을 구해내는 것이 기둥 줄거리임을 감안한다면, <매트릭스 2 리로디드>의 전략은 애시당초 전편의 스케일을 넘는다는 것이었다. 촬영기간 270일, 총제작비 3억달러, 100명으로 복제를 하는 스미스 요원, 새롭게 등장한 악녀 모니카 벨루치 등이 그런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그리고 스케일을 넘는다는 전략은 어느정도 성공한 듯이 보인다. "이런 장면은 상상도 못했을거다"라고 자신있게 뿜어내는 비주얼은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그런면에서 확실히 '재장전'을 했다. 하지만 성서와 그리스 신화를 각주로, 사이버 펑크, 저패니메이션에 쿵푸의 색채까지 입혀 새로운 스타일을 정초했던 1편의 아우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신비감은 떨어지고 오락성만 강화됐다는 중평. 또한 2편을 보면서 1편의 기억을 끄집어 내기엔 4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는 것도 아쉬운 점 중에 하나다.

3주연속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살인의 추억>을 얼마만큼 밀어낼지 궁금한 <매트릭스 2 리로디드>는 15일에 미국을 출발해 23일 국내 개봉한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수입/배급.

인터넷 씨네21팀 cine21@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