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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제인 캠피온을 기대하며
2003-05-12

영국, 감독의 성비 불균형 해소 위해 여성감독 양성 프로젝트 시행

영국에서 여성감독 양성 프로젝트가 시행된다. 유니버설과 파라마운트의 해외배급을 맡고 있는 UIP는 영국의 여성영화인모임인 WFTV와 함께, 여성감독 양성 프로젝트인 ‘디렉팅 체인지’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해 2명의 여성감독 지망생 또는 신인감독을 선발, 유력 감독들의 영화작업을 보조하도록 주선하고 이 과정에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UIP와 WFTV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것은 최근 주춤하고 있는 여성감독들의 활동을 독려하고 지원하기 위함이다. 지난 2년간 영국에서 만들어진 영화 350편 중에서 여성감독 작품은 8편에 불과했고, 미국의 경우도 2001년 흥행작 250편 중 6%만이 여성감독 작품으로, 2000년에 비해 11%나 줄어들었다. 여성감독의 활동이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영국 영화계 인력의 46%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역대 오스카 감독상 후보 지명자 중에 여성은 제인 캠피온과 리나 베르트뮬러, 둘뿐이었다는 사실도 놀랍긴 마찬가지.

지난해 오스카 시상식장 밖에서 “여성감독이 되는 게 여성 상원의원 되기보다 훨씬 힘들다”는 내용의 시위가 벌어졌던 것도, 영화 창작의 중심에서 밀려나 있는 여성 영화인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에 UIP에선 “오늘날 영화감독의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하는, 작지만 의미심장한 첫걸음”으로 ‘디렉팅 체인지’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재능있는 여성 영화인들에게 주류 영화제작 현장을 체험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협조를 밝힌 이들은 앤서니 밍겔라, 제인 캠피온, 스티븐 달드리, 존 매든, 마이크 뉴웰, 앨런 파커, 스티븐 프리어즈, 거린다 차다, 마이클 윈터보텀, 이안 소프틀리 등의 국가 대표급 감독들, 그리고 워킹 타이틀, DNA 필름스, 머천트 아이보리, 레볼루션 필름스 등의 유력 제작사들이다. 영화인과 영화사의 적극적인 협조에 고무된 UIP쪽은 지사가 분포돼 있는 다른 나라들에도 이 프로젝트를 전파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