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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연착륙
2003-05-12

하루 평균 관객 수 지난해보다 120여명 늘어, 재정적 부담 커 정부 지원 절실

지난 5월10일로 개관 1주년을 맞이한 서울아트시네마가 빠르게 자리를 굳히고 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전용관이 확보되지 않아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상영회를 열던 기존 시네마테크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아트선재센터의 복합공간을 임대하면서 설립된 상영관. 전국 16개 지역 시네마테크의 연합체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행사는 모두 51개로 1주일에 하나꼴로 매우 분주했다. 콘서트나 세미나 같은 행사를 제외한 영화제는 35개였고, 그중에서 시네마테크 행사는 27개였다. 사용일수는 모두 286일로, 78%의 높은 이용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이곳을 찾은 관객은 모두 4만8천여명. 평균 관객 수가 가장 많았던 행사는 4월의 허우샤오시엔 영화제로 하루당 573명을 동원했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관객의 증가세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열린 시네마테크 행사 16개는 모두 2만800여명을 동원해 행사당 평균관객 수가 1300명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열린 시네마테크 행사 11개는 2만8천여명을 불러들여 2500여명의 평균관객 수를 기록했다. 행사가 열린 날짜 수 대비 관객 수도 지난해는 하루 평균 245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하루당 368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처럼 서울아트시네마를 찾는 관객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1달에 2~3회꼴로 행사가 열리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속적이고 정례적인 영화제가 열리면서 한번 행사를 찾았던 관객이 반복해서 들른다는 얘기. 시네마테크협의회 김수정 사무차장은 “아직도 위치를 물어보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것으로 봐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영화제를 하면 할수록 관객이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외에 삼청동, 소격동 일대가 새로운 문화벨트로 떠오르고 있으며, 인사동과 이곳을 가르는 안국동 길에 육교가 철거되고 횡단보도가 신설됐다는 점 또한 관객 증가의 부차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이렇듯 훌륭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운영주체인 시네마테크협의회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바로 재정문제 때문. 현재 영화진흥위원회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지원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탓에 여러 가지 부담이 많다는 것이다. 올해 영진위가 서울아트시네마에 지원한 금액은 3억1100만원. 이중 극장 임대료가 절반이 넘고, 나머지는 자막 번역, 카탈로그 등 출판, 지역 순회상영 등에 쓰이고 있다. 결국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비용과 인건비는 입장수익에서 조달해야 하는 형편이다. 지난해는 그나마 기타 행사의 대관료로 적자를 면했지만, 올해 들어 시네마테크 행사를 빡빡하게 잡아놓고 있다보니 이마저 줄어든 형편이다. 입장료를 6천원으로 인상하고 입장수익 배분율을 높인 것도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프랑스 정부 예산으로 운영된다는 얘기를 차치하더라도, 시네마테크 부산이 부산시로부터 연간 5억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공공의 지원이 확대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시네마테크 문화의 만개를 위해 정부가 자기 몫을 할 때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