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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 이주노동자를 말하다
2003-05-09

인권운동사랑방이 매해 개최하는 인권영화제는 ‘영화’라는 매체가 궁극적인 인간성의 실현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희망을 품어볼 수 있는 자리다. 오는 23~28일 서울아트시네마와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펼쳐질 7회 영화제는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다. 모두 33편의 국내외 작품 가운데 이주 노동자의 인권에 관련된 건 7편이다. 카메라의 시선은 미국 남미인들의 이민 역사(<도시>), 네덜란드에 취업한 남아프리카 간호사들의 갈등(<모험>), 한국의 산업연수생 제도 철폐문제(<우리는 이주노동자다>) 등 세계 곳곳에 가 있다. 올해는 1990년 유엔에서 채택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의 한국정부 가입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는 해다.

지난해 ‘전쟁과 인권’을 내세웠던 영화제는 올해 역시 ‘미국의 전쟁범죄’를 또 하나의 섹션에 배치시켰다. 노엄 촘스키의 미국의 대테러전 비판을 담은 <파워 앤 테러>, 걸프전 분석을 통해 미국의 전쟁을 고발하는 <숨겨진 전쟁> 등 5편이 상영된다. 한국영화 섹션엔 <거북이 시스터즈> <경계도시> <나와 부엉이> 등 그간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건 개막작으로 선정된 <선택>(사진).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이후 10여년 만에 메가폰을 쥔 홍기선 감독은 세계 최장기수로 알려진 북송 비전향 장기수 김선명씨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좌익수들을 전향시키려는 온갖 회유와 고문 속에 김씨가 끝끝내 지키려 했던 것은 무엇인가를 통해, 영화는 사상과 이념 보다는 인간존엄의 문제를 묻고 있다. 23일 <선택> 상영에 앞서 열리는 개막식은 이주 노동자인 코빌과 인권문제 활동가인 김영옥씨가 사회를 맡으며 햇빛세상의 공연 등이 펼쳐진다. sarangbang.or.kr/hrfilm (02)741-2407.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