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지 기자 앤디(케이트 허드슨)는 매번 일주일을 못 넘기고 남자에게 차이는 한 동료로부터 칼럼의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즉 남자가 싫어할 온갖 짓을 다해 결국 버림받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점이 남자들을 정떨어지게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겠다는 것. 결국 한 파티에서 근사한 남자 베리(매튜 매커너헤이)를 유혹하는 데 성공한 앤디. 그러나 광고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는 베리 역시 사장과 “10일 안에 여자를 꼬셔서 파티장에 데리고 오겠다”는 내기를 한 상태. 이렇게 ‘10일 안에 헤어져야만 하는 여자와 10일간은 만나야만 하는 남자’의 도박 같은 연애는 시작된다.
■ Review사람의 심리란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Do’ 리스트보다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Do not’ 리스트에 더욱 흥미가 생기는 법인가보다. 여기 이 여자도 그렇다. 앤디는 ‘남자에게 버림받을 만한 모든 것’을 조목조목 집어냄으로써 그것을 피한다면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조용한 극장에서 계속해서 말걸기, 결정적인 슈팅장면에서 목 마르다며 음료수 사오라고 조르기, 아기 같은 목소리로 찡얼대기, 수시로 전화해서 사랑하느냐고 묻기, 남자들만 모여 노는 자리에 불쑥 나타나 방해하기, 침실을 소녀 취향으로 꾸미기 등등 앤디가 벌이는 행동들은 어떤 남자라도 도망갈 만하다.
물론 영화의 재미는 ‘뭐 이런 여자가 다 있나’ 싶지만 결코 이 연애를 멈출 수 없는 베리의 사정에 있다. 다이아몬드 광고를 따내기 위해 여자의 심리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베리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쿨한 유머와 깍듯한 에티켓, 요리사 뺨치는 요리실력에, 다정다감한 성격, 웬만해선 화내지 않는 관대한 인품에 화목한 집안배경까지 베리의 모든 것은 어떤 여자들이라도 달려올 만하다.
영화는 로맨틱코미디의 제1요소인, (거짓이지만)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남녀의 상황과 성격 외에도 10일의 시한을 적당히 배분해 뉴욕이라는 배경, 매력적인 전문직업, 아기자기한 갈등, 해피엔딩을 골고루 배치한다. 이렇듯 는 미용실에서 뒤적거리는 잡지 기사처럼, 구미 당기는 제목에, 선남선녀 모델, 그럴듯한 체험기에 따르는 유용한 몇 가지 팁을 싣는 영화다. 물론 책을 덮고나면 까맣게 잊어버릴 심심풀이긴 해도, 적어도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하는 수동적인 질문보다는, 도발적이고 쿨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