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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야, 내년에 다시 만나자
김현정 2003-05-06

전주영화제 5월4일 폐막, 심야상영 등 인기 끌어

‘자유, 독립, 소통’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던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5월4일 전북대 문화관에서 열흘 만에 막을 내렸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사스(SARS) 확산과 이라크 전쟁 때문에 유독 게스트가 적었고, 첫날부터 비가 내리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제 기간이 길어진 만큼, 유료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6만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전주영화제를 이끌게 된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이번 전주영화제는 시민들이 다양한 국가의 문화와 영화를 끌어안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시민을 위한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일반 극장과 다를 바 없는 영화를 상영한다면 영화제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올해 전주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영작은 심야상영 프로그램인 ‘폭력의 삼부작-미카엘 하네케’였다. 이 밖에 개막작 <여섯개의 시선>과 폐막작 <파 프롬 헤븐>,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애니매트릭스>, ‘어린이 영화궁전’ 상영작인 <피카소와 스튀레의 모험> <개구리 왕자> 등이 매진을 기록해 전주영화제 관객의 다양한 취향을 드러냈다. 그러나 <죽어도 좋아> 같은 화제작이 있었고, 크리스틴 바숑 회고전이 관객을 모았던 지난해에 비하면, 눈길을 끄는 작품이 부족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민병록 위원장은 “다소 어려운 다큐멘터리 비엔날레를 치른 해였는데도 관객이 증가한 것을 보면 영화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이라는 말로 조용하고 고르게 진행된 매표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전주영화제는 사소한 상영사고가 잦은 고질적인 문제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 인기작이었던 <시티 오브 갓>은 프린트가 늦게 도착해 급하게 시간외 상영을 마련했고, <아이 러브 베이징>은 열악한 프린트 상태를 확인하지 못해 불안정하게 상영됐다. 프리머스 극장이 들어서고 기존 극장이 시설을 개선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방음조차 안 되는 극장이 대부분이다. 전주영화제쪽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제 겨우 네 번째 행사라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