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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결산
2003-05-06

지난달 25일 시작된 열흘간의 영화여행이 4일 끝났다. `자유, 독립, 소통'을 내건 제 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여전히 `대안'이라는 화두를 중심축에 두고 지향점인 예술영화제의 필요충분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정체성과 당위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시민들은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아냥 대신 전주영화제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새로운 영상세계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마니아들도 `놓쳐서는 안될 영화 축제'로 인식의 폭을 넓혔다. 낯설고 어려운 영화제로 닫아 두었던 시민들의 시선이 열린 것이다.

10일간의 여행에 순수 유료 관객 6만명이 동참했고 좌석 점유율도 70%에 육박했으니 양적인 면에서도 제법 성공을 거둔 셈이고 영사사고나 티켓 판매 전산시스템 등 짜증을 자아냈던 행사 운영면도 상당히 매끄러워졌다.

그러나 국내.외 여기저기서 일주일이 멀다 하고 열리는 그런 저런 영화제가 아닌 전주만의 특색있는 영화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전주영화제가 자랑하고 있는 `대안으로서의 디지털'은 더 이상 대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디지털 영화는 이미 영화의 주류로 들어섰다는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도 전주영화제가 몇몇 이름난 감독을 통해 디지털 영화를 실험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탐색과 분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주영화제의 간판인 `디지털 삼인삼색(3명의 감독이 디지털 영화 1편씩 제작)'은 운영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이밖에 갑작스럽게 터졌지만 사스(SARS)의 영향으로 외국의 몇몇 감독이 불참한데 따른 대처 능력 부족과 영화제를 찾은 세계적 거장들과 관객과의 만남도 매끄럽지 못했다. 23억원의 세금을 쓰는 전주영화제는 매년 으례 `때되면 하는' 소비성 축제가 아닌 지역의 생산적 요소와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시민들을 극장으로 불러내는 축제로 발전해야 하는 숙제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