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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인민 여배우 출연 남쪽 영화 만든다
2003-04-30

이르면 오는 8~9월께 분단 이후 최초로 한국 영화가 북한에서 촬영될 전망이다. 29일 제작사 시오리 엔터테인먼트(대표 이철민)의 한 관계자는 “영화 <고구려의 혼>을 한국 감독, 한국 남자배우 주연에 북한 인민 여배우를 여자 주연으로 기용해서 북한에서 촬영하기로 북쪽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23일 <아리랑>(이두용 감독)을 남·북한에서 동시개봉(<한겨레> 29일치 2면)하는 시오리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석달 전 <호별초> <월광무> 등 3개 작품의 시나리오를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쪽에 보냈고, 북한쪽이 이 가운데 고구려 멸망기에 발해를 세우던 대조영의 이야기를 담은 <고구려의…>를 택했다. ‘시오리’ 관계자는 현재 합의서 문안을 북한쪽에 보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촬영 기자재 등을 실은 트럭 20여대를 판문점 육로로 보내고 싶다는 요청에 대해서도 북쪽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만일 무산될 경우 인천항에서 남포항으로 보내는 배를 통해 운반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시오리’ 쪽은 북한 현지에서도 엑스트라를 모집해 개마고원·개성 등지에서 8~9월께부터 초겨울까지 석달 정도 촬영할 예정이다.

예상 제작비는 40억원 규모로, 북한에 촬영비와 장소제공비·여배우 캐스팅비 등으로 전해지는 돈은 제작비의 4분의1이 채 안될 것이라고 ‘시오리’쪽은 밝혔다. 원래 제작사는 지난 21일 방북해 <아리랑> 동시상영과 함께 <고구려의 혼> 촬영 건, 북한 인민배우 및 체육선수들의 모델 촬영 건의 총괄합의서에 서명하려 했으나 ‘사스’ 여파로 입국하지 못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