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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리랑>의 이두용 감독
2003-04-30

<피막>, <물레야 물레야>, <돌아이>의 이두용(61) 감독이 영화 <아리랑>(제작 시오리 엔터테인먼트)으로 충무로에 돌아왔다. <아리랑>은 20년대 나운규작 동명영화의 2003년 리메이크 판. 지난해 10월 북한에서 시사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추진되는 이 영화의 남북한 동시개봉(5월23일)이 성사 단계에 이르는 등 남북한 간 본격적인 영화 교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중앙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두용 감독을 만났다. 이감독은 "영화의 (남북한) 동시개봉이 남북 영화 교류에 물꼬를 터뜨릴 큰 발자국"이라며 남북동시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북한에서 열린 시사회에 대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많았으며 변사 양택조씨의 해설에는 박수와 함께 웃음이 터져나왔다"고 반응을 설명했다. 제작사는 현재 두벌의 프린트와 포스터, 동시개봉에 대한 합의서 등을 북한측에 보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적어달라는 서신을 전달했다.

현재는 구두로만 합의가 된 상태며 다음달 중 북한을 방문해 합의서에 서명을 할 예정이다. 상영이 결정되면 1일 2회 기준으로 평양 국제영화회관과 개선문영화관 등 두 개 극장에서 북한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영화는 변사를 통한 이야기 전개와 흑백화면, 1초당 18프레임의 화면 등 당시 무성영화의 형식적인 면에 등장인물의 대사 등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시키고 있다. "비극적 시대 삶의 희로애락이 주는 감흥을 현대로 끌어오고 싶다"는 것이 감독의 의도.

나운규의 1926년작 <아리랑> 2003년에 다시 영화화하게 된 것은 영화촬영이 시작된 지난해가 나운규 탄생 100주년인데다 지난해 6월이 조선땅에 영화가 전래된 지 100주년이 된 해인 까닭. 여기에 <아리랑>의 리메이크에 대한 의의와 상업적 가능성을 높이 산 제작사의 추진력이 더해졌다.

이두용 감독은 "소리를 지르게하는 영화가 있으면 웃음을 터지게 하거나 공포를 주는 영화도 있어야한다"며 " <아리랑> 같은 무성영화가 주는 재미를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이두용 감독은 2003년판 <아리랑>에 '신파'라는 이름을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무성영화 장르가 주는 신파의 요소들이 2003년 <아리랑>의 '맥'입니다. 이를 현대적 표현으로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고 결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잘 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시대가 다르고 남과 북이 달라도 서민들의 삶이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감성은 비슷하거든요."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하는 다음달 23일은 할리우드 화제작 <매트릭스2-리로디드>의 개봉일자가 잡혀있는 날. 다른 영화들이 피하는 이 날을 개봉일로 정한 것은 이감독과 제작사가 <아리랑>에 대해 갖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아리랑>이 26년 개봉했을 당시 동원한 관객수를 당시 인구에 비례해 따져보면 지금의 <친구> 못지 않거든요. 당시 미국 영화들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으니까요. 2003년 <아리랑>도 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