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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유머와 액션< 택시3 >
2003-04-19

프랑스에서 <택시> 시리즈의 인기는 할리우드의 <다이하드>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못지않다. 회를 거듭할수록 올라가는 택시 속도계와 비례해 <택시> 시리즈의 흥행 기록도 늘 전편을 뛰어넘었다.25일 선보일 <택시3>는 <택시2>로 뤽 베송의 적자임을 증명한 제라르 크라브지크의 연출작. 뤽 베송은 제작과 시나리오를 맡아 제자의 흥행 질주를 도왔다.

이야기의 얼개는 전편과 크게 다를 것 없다. 순진한 마르세유 경찰 에밀리앙(프레드릭 디팡달)이 총알택시 운전기사 다니엘(사미 나세리)과 짝을 이뤄 범죄집단의 음모를 분쇄한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이번에 맞닥뜨린 상대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이색 갱단. 인라인 스케이트와 BMX(묘기용 자전거)로 계단 난간과 자동차 지붕을 질주하며 약탈을 일삼는데 범행현장에서는 반드시 산타클로스 차림으로 나타난다.

범인을 추적하는 데 큰 몫을 하는 것은 다니엘의 자동차. 지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테제베(TGVㆍ최고기록 시속 515㎞) 열차를 앞지르는 것은 기본이고 캐터필러형 바퀴로 바꿔달고 눈밭을 질주하기도 한다.

84분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가운데서도 놓치기 아까운 장면은 맨 처음과 마지막 대목. 007 시리즈를 패러디한 시작 타이틀 화면과 실베스터 스탤런의 카메오 출연은 배꼽을 움켜쥐게 만들고, 알프스 설원에서 스키를 타고 달아나는 갱단을 택시로 뒤쫓는 장면은 속을 후련하게 한다.

그러나 나머지는 이렇다할 게 없다. 가슴 졸이는 긴장도 없고 치밀한 추리력도 필요치 않다. 프랑스식의 과장된 유머도 ‘썰렁하게’ 느껴진다.

<택시> 시리즈를 보며 우리가 통쾌하게 웃을 수 없는 까닭은 우리와 비슷한 용모의 사람들이 썩 유쾌하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것.

1편에서는 한국 유학생이 택시 트렁크에서 교대로 잠을 자며 운전하는 돈벌레로 묘사됐고 2편에서는 일본 야쿠자를 조롱거리로 삼았다. 3편의 표적은 중국인. 멋지게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듯하지만 용모도 기괴하고 행동도 엽기적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