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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똥개>의 곽경택 감독
2003-04-17

곽경택 감독이 영화 <똥개>로 명예회복을 준비중이다.

<챔피언>의 흥행 저조, 배우 유오성과의 불화, 무혐의로 결론이 난 조폭자금 지원설 등 지난 한해는 <친구>로 전국 820만 신화를 창조했던 곽감독에게 최악의 한해였다.

지난해 7월 유오성은 영화 <챔피언>의 영상물을 자신의 동의없이 사용했다며 투자사 코리아픽쳐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에 곽감독이 이사로 있는 제작사 진인사 필름은 유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바 있다. 또 지난해 연말에는 <친구>의 실제인물인 폭력조직원에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경남 밀양에서 재기작 <똥개>를 촬영중인 곽경택 감독을 16일 오후 만났다. 그는 지난해 일들에 대해 "사람들이 나의 의지와 전혀 다르게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며 "나보다 더 억울한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이 들까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고 회상했다.

<똥개>는 별다른 꿈도 없고 어리숙하지만 착한 심성에 의리도 있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영악하지 못한 사람의 정의가 무시당하는 현실을 그린 점이 그가 느꼈다는 '억울함'과 닮았다.

그가 <똥개>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것은 소재를 찾던 중 "애처로운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다. <챔피언>촬영 내내 죽음에 대해 고민했다는 그는 전작들보다 밝은 내용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 '꿈이 없는 소도시 청년'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

주인공 남자역으로는 <무사> 이후 오래간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톱스타 정우성이 출연해 경찰 반장인 아버지역의 김갑수, 아버지가 데려오는 전직소매치기 정애역의 엄지원과 호흡을 맞춘다. 정우성을 캐스팅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잘생긴 배우'라는 이미지 외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

"사실 정우성씨와 직접 알게되기 전에는 강렬한 눈빛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만나보니 느리고 어수룩해 보이지만 의리가 있는 주인공 철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딱 정우성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똥개>는 <억수탕>, <닥터K>, <친구>, <챔피언>으로 이어지는 곽감독의 연출작 중 가장 웃음이 많이 들어 있는 영화. 그는 최근 유행하는 코미디 영화들에 대해 "지나치게 밝거나 드라마적 설정이 너무 많이 무시된다"며 "<똥개>는 드라마가 강한 코미디라는 점에서 이들 영화와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상업 영화 감독에게 관객들의 반응이 제일 중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코미디를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열심히 해보고 관객들의 코드에 맞기를 바랄 뿐이죠"

영화속 배경을 밀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충청도나 전라도를 배경으로 할까 생각해 실제로 이지역 몇개 도시를 돌아봤지만 부산 토박이인 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똥개>라는 제목이 관개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묻자 그의 '똥개 예찬론'이 시작됐다.

"똥개는 보신탕에 적합한 한국의 잡종견으로 멋있거나 영리하지 않지만 정이 있고 때로는 용감하죠. 하루 종일 멍하게 빈둥거리다가도 밥그릇을 빼앗기면 용감해지기도 하고. 처음 제목을 '똥개'라고 정해놓고 아버지에게 의견을 물으니 딱 좋다고 하시더군요. 지금까지 경험으로 봐서 세글자보다는 두글자의 제목이 흥행에 좋았다는 아내의 말도 설득력이 있고요"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