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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마릴린 먼로의 미완의 자서전
2003-04-11

서른여섯 해의 삶을 불꽃처럼 살다간 배우 마릴린 먼로의 미완의 자서전 「마릴린 먼로, 마이 스토리」(원제 'My Story')가 도서출판 해냄에서 나왔다.

세상을 떠난지 40년이 지났지만 뉴욕 지하철 통풍구 위에서 바람에 휘말려 올라오는 드레스를 부끄러운 듯 두 손 모아 아래로 쓸어내리는 모습의 그녀는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속에 살아있다.

편모 슬하에서 자란 마릴린은 어린시절 남의 집에 맡겨져 식모처럼 일했다. 아버지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교육도 많이 받지 못했다. 아홉 살 때에는 맡겨진 집에 세들어 살던 남성에게 성폭력까지 당했다.

남들보다 일찍 맞은 사춘기, 마릴린의 성적 매력이 남성들의 눈에 띄었을 때부터 그녀는 그들의 시선과 싸워야 했다. 그래서 해결책이라 생각하고 열다섯 나이에 결혼을 선택했지만 결혼은 '도피처'에 불과했다. 불행한 4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그녀가 선택한 것이 할리우드 행이었다.

성적 매력이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린 것은 아니었다. 무명시절 '카메라가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화사에서 쫓겨나기 일쑤였던 마릴린이 영화배우로서 명성을 얻은 것은 영화제작자들이 그녀를 '섹스 심벌'로서 마음껏 '이용한' 덕분이기도 했다.

그녀는 당시 카메라 앞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에로배우'가 아니라 '예술가'가 되고 싶어했다. "최음제 같은 영화로 제가 대중에게 팔리는 건 싫어요. 나를 보면서 잡아 흔들기 시작하는 건 싫다구요. 처음 몇 년 동안은 괜찮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달라요"

하지만 요염하고 매력적인 여자를 '사내아이들'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마릴린은 프랭크 시내트라, 이브 몽탕, 케네디 형제 등과 염문을 뿌렸고,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결혼했지만 9개월만에 이혼했다. 아서 밀러와의 또한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처 디마지오와의 두번째 결혼식을 사흘 앞둔 1962년 8월 5일 그녀는 느닷없는 죽음을 맞았다.

페미니스트 운동가이자 작가인 안드레아 드워킨은 그녀를 두고 "다른 모든 여자와 다르지 않았던, 단지 더 가난하고 더 강하고 더 외로웠던 여자"라고 말한다.

영화배우로서 끊임없는 사랑을 받은 마릴린. 하지만 그녀는 진정으로 원했던 '나 자신이 되는 일'을 끝맺지 못하고 쓸쓸한 삶을 살다간 한 여인일 따름이다.

1974년 첫 출간된 이 책은 사진작가이자 마릴린의 사업 파트너였던 밀턴 그린이 가지고 있던 원고를 엮어낸 것이다. 마릴린은 1954년께 원고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디마지오와의 첫 결혼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현정 옮김. 240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