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에 장국영 사망까지, 각종 악재 잇따라
홍콩 영화계가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3월 홍콩에서 처음 나타난 SARS는 현재까지 전세계 15개국에서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인 호흡기 전염병. 홍콩금마장영화상, 아시아필름파이낸싱 포럼 및 스크리닝, 홍콩국제영화제 등을 준비하며 4월을 ‘홍콩영화의 달’로 야심차게 기획했던 홍콩 영화계는 SARS 감염을 우려한 해외 게스트들의 잇단 방문 취소 소식에 침울해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여파와 장국영의 사망까지 겹쳐, 홍콩은 올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이중 4월7일부터 사흘간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필름파이낸싱 포럼과 스크리닝은 일단 개최 시기를 뒤로 미뤘다. 아시아영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미개봉영화를 시사하는 이 행사는 해외 제작·투자·배급 관계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무척 높다. 그러나 180명의 해외 게스트 중 40여명이 불참 통보를 해온 것. 주최쪽은 3월25일 이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4월1일 행사를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재 6월에 열리는 홍콩국제필름과 TV마켓 기간 중 개최하거나, 별도 행사를 갖는 두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국제영화제도 해외 초청 게스트의 1/3가량이 불참을 통보했지만, 4월8일부터 23일까지 예정대로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토드 헤인즈, 소피 마르소, 클라라 로, 에미 와다 등이 홍콩 방문을 취소한 스타 게스트들. 영화제 주최쪽은 올해 처음 신설된 경쟁부문에서 수상작을 내는 것으로 하면서도, 시상식이나 파티 등은 취소하거나 간소화하기로 했다. 현지 관객은 영화제에 호응하는 편이다. 홍콩영화제쪽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관람 예매율이 13%나 상승했다는 사실에 큰 위안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