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배우가 된 것 같네요. 긴장도 되고 마음도 졸이고…"
3일 오후 영화 <질투는 나의 힘>의 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문성근(49)은 "본업에 복귀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질투는 나의 힘>은 문씨가 지난해 5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진행자를 그만두며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3월에 촬영을 마친 영화.
같은 남자에게 두번이나 여자를 빼앗기는 남자 원상(박해일)에 관한 이야기로 문성근은 그로부터 두번씩 여자를 빼앗는 문학잡지 편집장 한윤식으로 출연한다.
이날 기자회견은 문씨가 지난달 31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탈퇴를 선언한 후 처음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 그는 "어느 정도 선에서 이야기 해야할지 고민했다"고 밝히며 조심스럽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계획대로 현업에 복귀한 것"이라며 "연기나 방송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지만 '통일맞이'을 비롯한 NGO 단체들의 활동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치에 뛰어들고 싶은 유혹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정치를 하려면 희생정신도 있어야 되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해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며 "정치인이나 문화예술인이나 역할이 따로 있으니 주특기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또 출범 40여일이 지난 노무현 정권에 대해 "긴 맥락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세부적인 사안에 열심히 나서서 생각을 밝히는 것이 주제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씨는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음은 문성근씨와의 일문일답.
-요즘 근황은?
=운동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몸이 많이 안좋아졌다. 한국 근현대사에 대해 공부도 좀 하고 싶은데 책이 잘 읽히지 않는 것 같다.
-극중 한윤식이라는 캐릭터는 실제의 이미지와 다른 '구악' 같은 인물이다.
=윤식은 '많이 편안하게 사는 사람'이다. 배우에게 큰 재미는 자기와 다른 인물을 표현해내는 것이다.
-영화 속 대사가 독특하다.
=대본을 중심으로 했지만 정서적으로 내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은 감독에게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술자리에서 핸드폰 번호 물어보는 장면이나 작가의 어려움에 관한 대사는 애드리브다. 현장 상황에 맞춰 (대사를) 잡아낼 때의 쾌감을 즐기는 것 같다.
-같이 연기한 박해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연기하는 자세나 내면의 고뇌를 표현하는 방향을 볼 때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배우다. 그 정도로 진지하고 무게를 갖는 것이 쉽지 않다. 긴장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영화에 출연하는 일이다. 연극에도 관심이 많지만 지난 몇년간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육체적으로 힘들어할 것 같다.
-방송 출연도 계획중인가.
=「그것이 알고싶다」를 마지막으로 활동중단을 선언했으니 본업 복귀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영화 <진술>의 진행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
-지난 연말 노후보의 대선 승리 당시 소감은 어땠나.
=뽑아준 국민에게 마냥 감사할 뿐이었다. 당시 노후보는 대단히 소수정파였다. 나 같은 사람들도 도와야 할 정도로.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지구를 지켜라>의 '강사장' 역 캐스팅을 거절한 이유는 선거운동 때문인가?
=영화의 대본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감독도 너무 좋았지만 영화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 출연을 포기했다.
-감독이나 제작자로 나설 계획은 있나.
=한두번 정도 연출 생각을 해본 적은 있지만 지금은 접었다. 숫자 감각이 느려서 제작자는 못할 것 같다.
-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다면 응할 것인가.
=조선(일보)은 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