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와 <선생 김봉두>의 흥행싸움이 시작됐다. 지난주말 이틀간의 개봉성적에서 <시카고>는 서울관객 13만6천명, 전국 28만4천명을, <선생 김봉두>는 서울관객 11만200명, 전국 34만2천명을 각각 불러모아 서울1위와 전국1위를 나눠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흥행작에 힘입어 1~5위까지 서울관객 합계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보다 50% 이상 많은 기염을 토했고, 2주 전 1·2위였던 <데어데블>과 <러브 인 맨하탄>은 3·4위로 밀려났다.
2일 오전 현재 맥스무비의 예매순위에서도 <시카고>는 47.12%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예매율에선 <시카고>가 2위 <선생 김봉두>와 큰 차이를 보이고도 결과는 비슷했듯이 <선생 김봉두>의 저력은 만만찮다. 친숙한 배우들이 나오는 한국영화인 데다 모처럼 만나는 맑고 감동적인 코미디라는 점이 <선생…>의 가장 큰 경쟁력. 상대적으로 지방에서 <시카고>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주 개봉작 가운데는 안재욱의 <하늘정원>(예매순위 3위), 브루스 윌리스의 <태양의 눈물>(4위) 등 오랜만에 돌아온 스타들이 고정팬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뭐니뭐니 해도 강추작은 <지구를 지켜라!>(6위)가 될 것 같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할 것이라 믿는 청년의 ‘망상’과 같은 이야기로, 적잖이 무게있는 주제를 감동과 재미 속에 녹여놓은 신인 장준환 감독의 걸출한 데뷔작이다. 주연을 맡은 신하균과 백윤식의 놀라운 연기, 놀랄 만한 영화의 상상력은 짜릿함을 안겨주고도 남을 것이다. 한편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서울시네마테크 주최로 4일부터 시작되는 알프레드 히치콕 걸작선도 예매순위 10위 안에 2개 작품을 올리며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