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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 감독의 거침없는 발언
2003-04-01

“부시씨,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는 비난 발언으로 아카데미상 시상식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는 자신의 영화는 물론, 저서와 웹사이트(michaelmoore.com)를 통해 줄기차게 부시행정부를 비판해왔다. 비판의 요점은 부시정권이 정통성을 결여하고 있고, 미국민 다수가 아닌, 대기업과 중상류층을 위한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의 2000년 대통령선거에서 다수득표에 실패한 부시가 당선되면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공중납치당했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수상소감에서 밝힌 대로 “허구의 선거” “허구의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의 수상작 <볼링 포 콜럼바인>은 무어의 이같은 평소 소신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사회풍자 다큐멘터리다. 무어는 두 남학생이 동료 학생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한 뒤 자살한 1999년 콜럼바인 고교 총격사건을 출발점으로 삼아 그 어느 나라보다 총기살인사건이 많은 미국의 폭력문화를 해부했다. 부시행정부와 군수업체 등 대기업들이 국민들 사이에 공포를 조장하고, 이 공포로 인해 자기방어를 위한 총기구입과 사격훈련이 늘어나고,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무조건 총부터 쏘고 보는 폭력문화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무어는 더 나아가 백악관이 이같은 대중조작을 통해 제3세계에 대한 폭력적인 개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꼬집는다.

자신의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위한 메시지를 게재하는 그는 이라크전 발발 직전인 3월17일에는 “부시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 부시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따졌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의원들의 자녀 입대문제. 그는 “535명의 의원 중 자녀를 군에 입대시킨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라고 지적하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쌍둥이 딸을 쿠웨이트로 보내 방독면 복장을 시킬 것”과 “군인 연령의 자녀를 둔 모든 의원들이 이 전쟁을 위해 자녀들을 희생시키는지 보자”라고 주장했다. 무어는 또한 미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것은 이라크가 아니라 오히려 부시행정부의 집권 뒤 늘어난 실업률, 주식 하락, 은퇴 후 연금 지급의 불확실성, 기름값 인상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제문제이며 미국어린이 6명 중 1명이 빈곤에 시달리는 것이야말로 진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웹사이트에는 또한 그가 시상식 직후 무대 뒤에서 가진 기자회견의 동영상이 링크되어 있는데 그는 시상식 관계자들이 전쟁 관련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발언을 했느냐는 질문에 “난 미국인이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그는 미국의 좋은 점은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며 자신이 영화와 일상생활에서 지키고 싶은 가치가 바로 언론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개봉한 <볼링 포…>는 역대 다큐멘터리 최고 흥행기록을 세우며 비평가 및 관객들의 찬사를 얻고 있으며 그가 지난해 출간한 저서 <멍청한 백인들>은 50주 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도둑사령관”이라고 지칭하며 그의 파워엘리트 그룹을 사정없이 비판한다. 현재 <화씨 911>이란 영화를 만들고 있는 무어는 “부시가 어떻게 9.11과 3천명의 희생자를 자신의 보수적인 정책 관철에 이용하고 있는지를 다룰 것”이라고 밝혀 또 한 편의 논쟁적 다큐멘터리의 탄생을 예고했다. 로스앤젤레스/이남·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