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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찜` 했다니까
2003-03-31

할리우드가 내년 여름 캘린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좋은 날짜를 받기 위해 스튜디오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먼저 찍는 사람이 임자’인 이유로, 5월의 전몰장병기념일 주간과 7월의 독립기념일 주간은 이미 스튜디오별 야심작들로 선점돼 있는 상태다.

2004년 여름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작품은 <스파이더 맨2>. 지난해 5월 첫주에 개봉해 톡톡히 재미를 봤던 소니사는 2편 역시 5월7일로 개봉일을 박아둔 상태였다. 그러나 토비 맥과이어의 허리 부상과 다른 작품 촬영 등의 변수가 발생해 제작 일정이 늦어지게 되면서, 독립기념일 주간인 7월2일로 미뤘다. <스파이더 맨2>의 결단은 폭스사를 울리고 유니버설사를 안도케 했다. 7월2일은 애초 폭스에서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 개봉일로 선점해뒀던 자리지만, 뒤늦게 막강 <스파이더 맨2>가 끼어든 것이다.

반면 전몰장병기념일 전 주말인 5월21일에,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3>, 워너사의 <트로이>와 나란히 개봉할 운명이었던 유니버설사의 <밴 헬싱>은 재빠르게 <스파이더 맨2>가 비운 5월7일로 개봉일을 옮겼다. 2005년 여름 예약도 시작됐다. <스타워즈 에피소드3>가 2005년 전몰장병기념일 주간을 개봉일로 정하고 나선 데 이어, <인디애나 존스4> <쥬라기 공원4> 등도 줄줄이 날을 잡고 있다.

3, 4년 전만 해도 9개월 이전에 개봉일을 정하는 일은 거의 드물었다. 최근 몇년 사이 개봉 첫 주말 성적이 최종 스코어의 향방을 좌우하게 되면서, 스튜디오 사이에 개봉일 택일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영화 개봉 10개년 계획’이 펼쳐질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