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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2003-03-22

비극 뒤집는 역설적 유머 <인생은 아름다워>(K2 밤 10시50분)

1930년대말 이탈리아, 순수하게 맑은 영혼의 유대인 귀도는 운명처럼 도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행복은 영화의 전반부까지다. 색채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후반부에서 파시즘은 노골적으로 얼굴을 드러낸다. 유대인 말살정책으로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귀도는 아들 조슈아에게 말한다. 이건 신나는 놀이이자 게임이야. 우리는 특별히 선발된 사람이고 1000점을 제일 먼저 따는 사람은 1등상으로 진짜 탱크를 받을 수 있거든. 아들은 믿었다. 마지막 비극의 순간에도.

‘이탈리아의 채플린’ 로베르토 베니니는 감독·각본·주연을 맡은 이 작품을 통해 외국영화로선 최초로 아카데미 주연상을 안았다. 지독한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아버지는 어린 아들로부터 ‘인생은 아름답다’는 인간의 선한 의지를 지켜주려 한다. 날것 그대로의 고통스런 현실은 유머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된다. 보는 이에 따라 그것은 뛰어난 풍자일 수도 있지만, 현실의 회피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지금 이 순간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격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인간에 대한 선한 믿음은 참 갖기도, 버리기도 힘든 것이다. 15살 이상 시청가.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