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충무로판 <아메리칸 파이>라고나 할까. 연령대는 <아메리칸 파이2>와 같다. 성에 관한 충동과 `고뇌'에 시달리는 등장인물들이 대학생이다. 군대 제대 후 늦깎이 신입생이 된 은식(임창정)은 교내 `퀸카'인 은효(하지원)에게 마음을 온통 빼앗긴다. 어디 마음뿐이랴. 성적 충동과 처절한 씨름을 벌여야 한다. 은식은 차력동아리, 은효는 에어로빅부. 윤제균 감독은 울끈불끈 차력과 시각적 충동 자극 만점인 에어로빅을 성적 고투를 강조하는 보조동작으로 활용했다.
코믹하지만 솔직한 충동묘사와 남녀에게 따로 적용되는 이중적 성적 기준을 벗어났다는 장점 덕에 극장 개봉 때 400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당긴 영화. 20일 출시. 아이비젼.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말의 길이는 짧아졌어도, 이른바 `소외'를 포착하던 날선 시선은 상당히 부드러워졌어도 우디 앨런은 우디 앨런이다. 이번에는 은행 옆 피자집을 인수해 은행 금고로 향하는 터널을 판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운 어설픈 전과자 레이가 되어 행복론을 설파한다. 계획은 실패, 아내가 위장전술로 가게에서 시작한 쿠키장사는 대성공. 신흥부자가 되어 상류계급에 온전히 진입하려는 계획은 실패, 그래도 사랑 하나 건진 건 성공. 네 처지에 만족하라는 교훈이 되지 않은 건 부르주아 문화의 철저 해부 덕이다. 휴 그랜트가 신흥부자를 울궈먹기로 작심하는 매력적 문화건달로 출연한다. 20일, 시네마서비스 출시.
안정숙 기자 nam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