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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연합, 경제정의에 어긋나”

CJ엔터테인먼트의 플레너스 지분 인수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두 회사의 결합에 반대한다는 시민단체의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지난 3월13일, 문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6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기자회견은 영화계 외부에서 CJS연합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 자리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CJS연합이 “공정경쟁을 가로막고 독점의 폐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정의, 경제민주주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한국 영화산업의 배급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는 두 회사가 결합하면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축시킬 것이며 중소 규모 영화사의 생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문화연대 정책실장 이원재씨는 “독점으로 인해 영화의 다양성을 해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제작편수를 감소시킬 것이며 이런 악순환이 지속될 경우 궁극적으로 스크린쿼터제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고,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유지나씨는 스튜디오의 극장소유를 금지한 할리우드 파라마운트 소송을 예로 들며 “국내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독점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CJS연합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행위인지에 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동직 변호사는 여러 가지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시장진입 장벽을 높이는 행위라는 것이 입증된다면 위법한 거래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고, 주최쪽은 앞으로 진행상황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 가운데 현장에서 일하는 영화인은 없었다. 당사자인 영화계가 다소 방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영화계 외곽에서 날선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 이같은 기자회견에 대해 CJ와 시네마서비스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 현재 CJ의 플레너스 지분 인수는 플레너스 계열사에 대한 실사 작업을 끝내고 가격협상을 벌이는 단계다. 지난 1월29일 전략적 업무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인수협상의 성사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관계자들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증시하락이 큰 변수”라고 말한다. 전체적으로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적절한 가격에 합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금으로선 인수협상 결과는 시민단체가 지지하든 반대하든 상관없이 경제적 논리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MOU의 협상 마감시점은 3월24일. 관계자들은 다음주가 지나면 최종 합의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