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이면서 대담한 표현 수위로 논란을 빚은 영화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이 13일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돌이킬 수 없는>은 공식 시사회 도중 250여명이 퇴장하고 심사위원이 실신하는 등의 소동을 빚었다.
여주인공이 지하도에서 9분에 걸쳐 강간당하는 장면이 편집없이 롱테이크 화면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남주인공이 게이바에서 강간범을 살해하는 대목이 생생히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4월 4일 개봉 예정인 <돌이킬 수 없는>은 강간당한 여자의 애인이 범인을 찾아 복수하는 이야기를 역순으로 배치한 영화. 아르헨티나계 프랑스 감독 가스파르 노에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실제 연인 사이인 모니카 벨루치와 뱅상 카셀이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췄다.
미디어필림인터내셔날은 이 영화의 판권을 사들여 지난해 8월 6일 영등위의 수입추천을 마친 뒤 개봉 시기와 노출 수위 등을 놓고 고민하다가 필름의 전체 길이(98분)에는 손을 대지 않는 대신 성기노출 장면을 흐릿하게 처리해 등급분류를 신청했다.
영등위 관계자는 "성기 부위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데다 논란을 빚고 있는 설정도 `제한상영가' 등급을 줄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 일반 상영등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