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의 교도소 권투선수에 도전자.
의 감독 월터 힐의 신작 <언디스퓨티드>는 남성의 육체성을 과시하는 순수 권투영화다. 권투선수 초년병 시절, 아내의 남자에게 주먹을 휘둘러 결과적으로 살인을 한 뒤 종신형을 선고받은 먼로 허친(웨슬리 스나입스)은 교도소 무적의 챔피언. 바깥세계의 챔피언 아이스맨 챔버스(빙 레임스)가 마이크 타이슨의 일화를 연상시키는 강간혐의로 이곳에 수감된다. 격돌이 없을 수 없다. 형사 콜롬보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온 피터 포크가 둘의 대결을 주선하고, 교도소에서 일전이 벌어진다.
월터 힐은 힙합과 일대가격을 연상시키는 화이트아웃의 효과정도를 가미했을 뿐, 정말 노골적으로 단순하게 대결의 순간으로 내닫는다. 이건 마치 랩과 권투경기의 결합 가능성을 묻는 시험용 영화같다. 시험 결과는 월터 힐의 다음 영화 어디선가 확인해봐야 할 듯. 경기 결과를 밝혀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성 싶다. 아이스맨은 출옥하여 라스베가스에서 케이오 승을 거둔다. “무적자 아이스맨”을 연호하는 장면을 텔레비전 중계방송으로 보던 감옥 동료들은 안다. 진짜 무적자는 먼로 허친임을. 그 아이러니가 영화의 미덕이다. 그런데 월터 힐은 이 역설로 단편을 만들었거나, 디테일을 더 채웠거나 양자택일을 했어야 했다. 7일 개봉.
안정숙 기자 nam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