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하는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원제 My fat greek wedding)은 다른 배경을 가진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성공한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딱히 이름이 알려진 배우 한 명 출연하지 않지만 영화는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충돌을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따뜻한 웃음을 주는 데도 성공하고 있는 편.
500만 달러의 저 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미국에서 지난해 봄 개봉해 20주만에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으며 <마이 빅 팻 그릭 패밀리>라는 제목으로 TV 시트콤으로도 방영되고 있다.
커다란 뿔테 안경에 임산부복 같은 원피스, 샴푸한지 한 3일은 돼 보이는 머리. 이제 막 서른을 넘어선 툴라(미아 바르달로스)는 여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한 그리스출신 이민 2세다.
'춤추는 조르바'라는 그리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그의 가족은 먹는 것 좋아하고 싸우면서 정을 쌓아가며 조국 그리스에 대해 문화적 자부심으로 가득 찬 전형적인 그리스인들이다.
별다른 꿈도 목표도 없이 식당일을 도우며 살아가던 툴라. 어느날 식당에서 커피를 서빙하던 그녀는 자신의 온 몸이 '그리스 석고상'처럼 굳어버리는 것을 경험한다.
바로 완벽한 이상형의 남자 이안(존 코베츠)이 그녀 앞에 나타난 것.
이안에게 묘한 자극을 받은 툴라는 화장도 하고 콘택트 랜즈도 끼는 등 외모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하고 컴퓨터 강좌도 들으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식당에서 벗어나 여행사에 취직한 툴라는 우연히 이안을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둘은 서로 다른 가족 환경이 장애가 되는 것을 발견한다.
달랑 8달러를 들고 미국땅에 건너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툴라의 아버지는 미국인 사윗감이 못마땅하고 모였다 하면 30~40명인 툴라의 대가족이 보이는 과도한 관심도 이안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서로 다른 문화차이가 문제가 되기에 이미 둘의 사랑은 너무 커져있었고 결국 툴라와 이안은 결혼을 결심하는데…
30대 후반인 여주인공 미아 바르달로스가 직접 시나리오를 썼으며 톰행크스와 그의 그리스 출신 부인 리타 윌슨이 제작을 맡았다. 인터넷 영화전문 사이트 IMDB(Internet Movie DataBase)의 네티즌 별점에서 10점 만점 중 7.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96분.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