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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철없는 부부의 신혼일기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2003-03-04

이탈리아의 한 공항. 사랑싸움이라고 하기엔 살벌함이 도를 넘어선 신혼부부의 전쟁이 벌어진다. 남편의 짐수레 공격에 아내는 공중회전을 하면서 바닥에 고꾸라지고, 남편은 “제 남편 항문에 마약이 들었어요”라는 아내의 모함 덕에 어기적거리며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는 여느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들이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은 다음 화해와 결합의 키스를 나누는 바로 그 지점에서 선전포고를 시작하는 영화다.

바닷가를 산책하던 세라(브리트니 머피)는 친구들과 풋볼을 하던 톰(애쉬튼 컬처)이 던진 공에 얼굴을 맞고 쓰러진다. 황급히 달려간 톰과 세라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서로에게 반한다. 엄청난 부자인 세라의 부모는 곱게 자란 막내딸이 평범한 집안 출신에 교통방송의 땜빵 리포터인 톰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조차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둘은 “사랑하기 때문에” 무모할 만큼 속전속결로 결혼에 이른다. 그러나 신혼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이들의 관계는 삐걱거리고 급기야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결별을 선언한다.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살벌하게 싸우고 “사랑해”

두사람이 부딪치는 건 결혼에 대한 고전적인 경고처럼 20년 이상 다른 환경에서 자란 상대방에 대한 인내심 부족 탓이다. 톰은 사치스런 호텔 생활이 불편하기만 하고 세라는 미술관 관람 대신 메이저리그 야구경기 중계를 선택하는 톰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는 어디까지나 로맨틱 코미디다. 알콩달콩 시작했던 다툼은 집기가 날아다니는 수준으로 험악해짐에도 불구하고 “너밖에 없어”라며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마지막의 결론은 예정된 수순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뻔한 구성이지만 철없는 커플의 천방지축 행동거지와 아름다운 베니스의 풍경덕에 미국개봉에서 <반지의 제왕>을 누르고 주말흥행수입 1위를 기록했다. 7일 개봉.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