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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성차별, 美상원 빰친다
2003-02-28

미국의 여권주의 무명예술가단체인 `게릴라 걸스'가 오는 3월23일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앞두고 백인남성 중심의 지배구조와 성차별이 만연한 할리우드를 신랄하게 비판, 관심을 끌고 있다. BBC 인터넷판은 27일 게릴라 걸스가 미 상원의 여성의원 수와 할리우드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여성감독 수를 비교하는 대형 게시판을 오는 1일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내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게시판에는 `차라리 상원이 할리우드보다 진보적이다'는 문구와 함께 100명 정원의 상원에 입성한 여성의원 14명과 할리우드 여성감독 비율 4%를 비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게릴스 걸스는 밝혔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케케묵은 구식인 상원과 현대적인 할리우드는 공통 요소가 있다. 둘 다 여성과 유색인의 숫자에서 다른 사회 부문들에 크게 뒤떨어져있다는 점이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심지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도 할리우드보다 낫다. 과도정부에는 여성장관이 6%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여성 감독 비율은 4%이고 여성 시나리오 작가는 8%, 편집자는 12%, 촬영기사는 단 1% 뿐이며, 영화제작 승인권을 갖고 있는 유색인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릴라 걸스는 "21세기에 이처럼 낮은 비율의 여성과 유색인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차별의 결과일 수 밖에 없다"며 "쉬운 방법이 있다. `백인남성 클럽'의 문호를 개방하고 더 많은 여성과 유색인을 고용하라"고 촉구했다.

게릴라 걸스는 1999년부터 매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목전에 두고 성.인종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항의행사를 기획해왔다.

올해는 특히 `프리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된 라틴계 여배우 셀마 헤이엑이 지원 사격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헤이엑은 "배우 초년 시절 온갖 편견에 시달리다 한때 배우 생활을 그만두려 한 적도 있었다"며 차별구조를 비난했다.

지난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덴젤 워싱턴과 헬리 베리 두 흑인 배우가 사상 최초로 남녀주연상을 동반 수상하며 `블랙 파워'를 과시했다.

베리는 작년 시상식에서 흑인 여성들에게 자신의 오스카상을 헌정하겠다는 취지의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