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의 영화제로 성장하면서도 들쭉날쭉한 개최시기때문에 `게릴라 영화제'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했던 부산국제영화제가 그동안 주 개최지였던 남포동 극장가와 결별할 것으로 보인다.24일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7회 영화제 동안 남포동과 해운대,범일동 등지에서 나눠 열리던 영화제를 해운대로 완전히 옮겨 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남포동 극장가가 매년 추석 대목을 피해 상영관을 대여해 주기 때문에 영화제 개최시기도 매년 10월과 11월로 불안정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세계 주요 영화제의 개최시기가 고정돼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들쭉날쭉한 부산영화제의 개최시기는 국내.외 영화인들의 불편을 사기에 충분하고 장기적으로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조직위측의 입장이다.
또 영화제가 성장하면서 영화제작 사전시장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로케이션박람회인 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BIFCOM) 등 부대행사도 많아져 영화제 전체를 주변여건이 좋은 해운대로 이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해운대는 수영만요트경기장 야외무대를 활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센텀시티에 전용관을 건립한다면 영화제의 성장을 위해 개최지의 해운대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조직위는 지난해 해운대에 문을 연 메가박스 10개관과 시네마파크,영화촬영장 등의 상영관에서 앞으로도 30개관이상의 상영관이 추가로 건립되고 있어 영화제를 치르는 데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의 이같은 이전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찮다. 부산시는 지난 7년간 영화제를 훌륭하게 치러낸 남포동 극장가와 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PIFF광장을 쉽게 떠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부산시로서는 이같은 이전안에 대해 논의자체를 껄끄러워하고 있지만 영화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조직위의 이전안은 대세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