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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도 아련한 `메밀꽃 필 무렵`
2003-02-22

메밀꽃 필 무렵(교 밤 11시10분)

문학작품의 영화화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60년대 중반을 흔히 `문예영화'의 전성기라 부른다. 이효석의 단편을 이성구(1928~ ) 감독이 영화화한 <메밀꽃 필 무렵>도 그런 문예영화의 하나. 박준규의 부친 박노식이 왼손잡이 장돌뱅이 허생원으로, 젊은 날의 이순재가 그와 우연히 길동무가 되는 왼손잡이 젊은이 동이로 출연한다. 김지미, 김희갑, 허장강 등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원작의 서정성을 비교적 잘 살려낸 작품으로 평가된다. 1960년 <젊은 표정>으로 데뷔한 뒤 40여편의 영화를 만든 이성구 감독의 대표작. 그의 이력에서 아주 신기한 고양기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사랑이 문을 두드릴 때> <하늘과 땅 사이에> <신촌 아버지와 명동 딸> 등 범상한 멜로드라마나 풍속극을 생산하던 이 감독이 67·68년에 만든 일련의 문예영화는 그의 이전과 이후 영화들과 절연돼 있는 듯 보인다. 특히 이어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68년 작 <장군의 수염>은 정치·사회적 암유와 모더니즘적 형식이 도드라진다. 장돌뱅이들의 여정을 쫓는 일종의 로드무비라 할 <메밀꽃 필 무렵>은 그와 달리 서정성과 향토색을 천착하고 있다.

안정숙 기자 nam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