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쇼(M 밤 11시10분)
트루먼 버뱅크는 작고 조용한 섬마을에 사는 평범한, 아니 평범하다고 믿는 세일즈맨이다. 하늘에서 촬영용 조명등이 떨어진 그날 이전까진 말이다. 어린 시절 아빠의 익사를 보고 물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던 그는 그날, 죽었다고 생각한 아빠를 길에서 만나고 누군가 아빠를 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에서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누구한테 말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생활용품을 설명하는 아내, 일정한 주기로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
태어나면서부터 30년 가까운 생을 24시간 전세계에 생방송되는 T텔레비전쇼의 주인공으로 살아온 남자라는, 아주 독특한 설정이 돋보인 피터 위어 감독의 98년작. 원래 각본을 쓴 앤드루 니콜이 감독(이후 〈가타카〉 〈시몬〉의 감독이 된다)을 맡기로 했지만 경험 부족을 이유로 〈죽은 시인의 사회〉의 위어 감독이 영입됐다. 미디어가 ‘신’이 되어버린 사회에 대한 우화, 또는 평범한 삶에 대한 예찬 같은 휴먼드라마다. 코미디 배우로만 알려졌던 짐 캐리가 진지한 연기를, 쇼의 책임제작자역인 에드 해리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2살 이상 시청가.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