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이사장 정홍택)은 3월부터 `좋은 영화보기`란 제목으로 한국영화 명배우 회고전을 개최하며 올해 첫번째 순서로 탤런트로 더 잘 알려진 이순재(68)를 선택했다.3월 3∼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내 영상자료원 시사실에서 개최될 이번 상영회에는 스타 콤비 신성일-남정임과 삼각관계를 이뤘던 <초연> 등 대표작 5편이 하루 한 차례 소개된다.35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 재학시절인 56년 연극 <지평선 너머>에 출연하면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61년 군에서 제대할 무렵 KBS TV가 개국하자 TV 드라마 연기를 병행했고 66년 정진우 감독의 <초연>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주변에서 그의 최고 장점으로 꼽는 것은 성실함. 연극ㆍ방송ㆍ영화 할 것 없이 어디에서나 대본을 꼼꼼히 읽고 배역을 치밀하게 탐구한 뒤 약속시간보다 항상 1분 먼저 도착해 연기 준비를 한다. 실제 성격이나 사생활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어 늘 믿음직한 존재로 인식됐다.요즘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이순재의 이미지를 <허준>의 `스승 유의태`나 <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아버지`로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60∼70년대에 그는 신성일ㆍ최무룡ㆍ남궁원ㆍ신영균 등 쟁쟁한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명배우였다.그가 등장인물에 이름을 올린 영화는 96편. 허준의 일대기를 그린 <집념>에서 주인공을 맡은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조연이었으나 이지적이면서도 따뜻한 캐릭터로 주연 못지않은 비중을 지켜나갔다.이순재 회고전에는 <초연>과 함께 <집념>(76년ㆍ감독 최인현), 문희와 호흡을 맞춘 <막차로 온 손님>(67년ㆍ유현목), 최불암과 맞대결을 펼친 <어머니>(76년ㆍ임원식), 허장강ㆍ박암 등 성격파 배우들과 공연한 <탈출>(75년ㆍ고영남)이 선보인다. 첫날 상영이 끝난 뒤 주인공 이순재와 관객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02)521-3147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