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마이클 윈터바텀(사진) 감독의 영화〈인 디스 월드〉가 16일(현지시각) 막내린 제5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을 수상했다. 파키스탄의 난민캠프에 머물던 아프가니스탄의 두 젊은이가 전쟁으로 피폐해진 조국을 떠나 버스와 트럭, 배를 타고 영국으로 향하는 힘겨운 여정을 세미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는 미국에 대한 대이라크 전쟁 반대의 목소리가 넘쳐난 가운데 어느 해보다 난민이나 인권문제 등 영화의 정치적 주제가 눈길을 끌었다.윈터바텀 감독은 이 상을 실제 난민캠프에서 발탁한 두 주인공에게 돌리며 “이들은 고통 속의 세계에 머물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선택에 부닥쳐 있는 수백만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것”이라 말했다. 은곰상 가운데 남우주연상은 조지 클루니 감독의 〈위험한 마음의 고백〉의 신인 샘 록웰이, 여우주연상은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에서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니콜 키드먼, 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 세명의 여배우가 공동수상했다. 감독상은 〈그의 형〉에서 심리적 사실주의의 전범을 보여준 프랑스 파트리스 셰로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스파이크 존지 감독의 〈어댑테이션〉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유일하게 경쟁부문(어린이 영화)에 올랐던 한국영화 〈동승〉(주경중 감독)은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다. 글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