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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우위 재확인한 베를린영화제
2003-02-16

폐막 하루 전인 15일(현지시각) 발표된 제53회 베를린영화제 영광의 주인공은 영국, 미국, 프랑스에 골고루 돌아갔다.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은 영국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이 세상에서(In This W

orld)>가 차지했다. 두 아프가니스탄 젊은이가 전쟁으로 피폐해진 조국을 떠나 버스와 트럭, 그리고 배를 타고 영국 런던으로 향하는 힘겨운 여정을 세미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렸다.

<이 세상에서>는 현지의 일일소식지 `TV무비'로부터 <시카고> <디 아워스> 등과 함께 황금곰상 후보로 꼽히기는 했으나 평론가들의 별점순위에서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작품.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불고 있는 반전 분위기에 힘입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95년 로드 무비 <버터플라이 키스>로 뒤늦게 데뷔한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99년 <원더랜드>와 지난해 로 잇따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노렸다가 이번에 베를린에서 숙원을 풀었다.

신인급인 샘 록웰이 에드워드 노튼(25번째 시간) 등 쟁쟁한 스타를 누르고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것은 의외로 꼽힌다. 그는 조지 클루니의 감독 데뷔작 <위험한 마음의 고백(Confessions of Dangerous Mind)>에서 게임 쇼 감독 겸 CIA 살인청부업자 척 배리스로 출연해 호연을 펼쳤다.

여우주연상이 영화제 내내 화제를 모은 <디 아워스(The Hours)>의 세 배우에게 돌아간 것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니콜 키드먼이 1940년대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로 등장하고 메릴 스트립과 줄리언 무어가 각각 50년대와 2000년대 미국의 독자로 나온다.

2001년 <인티머시>로 황금곰상을 받았던 프랑스 파트리스 셰로는 이번에도 감독상에 선정됐다. <형제(His Brothers)>는 게이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이색 소재의 드라마. 평론가 사이에서는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렸으나 이번 수상으로 셰로에 대한 베를린 영화계의 변함없는 애정이 재확인됐다.

심사위원특별상은 니컬러스 케이지ㆍ메릴 스트립 주연의 <어댑테이션(Adaptation)>에 돌아가 할리우드의 강세가 그대로 반영됐다.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英雄)>은 평론가들의 높은 별점을 받기는 했으나 `관용의 지향'이라는 영화제 모토와 맞지 않아 수상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에 리양(李楊) 감독의 <맹정(盲井)>이 에술공헌상에 뽑혀 아쉬움을 달랬다.

이밖에 음악상과 최우수 유럽영화상은 <마담 브루엣(Madame Brouette)>과 <

굿바이 레닌!(Goodbye Lennin!)>이 각각 받는다. 또다른 경쟁부문 `아동영화제(Kinderfilmfest)'에 초청된 주경중 감독의 <동승(童僧)>은 관객과 평론가에게 격찬을 받았으나 아깝게 수상에는 실패했다.

(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