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오랜 대화 통한 합일점 찾기"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귀국문제를 다룬 홍형숙 감독의 다큐멘터리 <경계도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서 1회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객들의 반응이 워낙 뜨거워 영화제 쪽은 추가상영을 결정, 9일 관객과 한차례 더 만날 수 있었다. 완전매진 사태를 빚은 7일 밤에는 관객들을 되돌려보낼 수 없어 상영장 옆 공간에서 동시상영을 하는 예외적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영회에서 만난 송교수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촬영에 응할 것을 권하는 한국의 친구와 여러 차례 서신을 주고 받으며 망설이던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그는 북한방문만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김일성 장례식에까지 참석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91년 김주석과 4시간이 넘도록 폭넓은 대화를 나웠고 사망 후 개인적으로 받은 초대에 응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통일은 장기적인 대화”라고 생각한다는 송교수는 ”오랜 시간을 두고 서로의 퍼스펙티브를 교환하면서 합일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95년 이후 개인적으로 남북학자들이 공동 참여하는 학술토론회를 조직해다.귀국불가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준법서약서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영화에 나오듯 김지하 시인은 내게 절충하고 일단 들어오라고 했지만 나는 내 원칙에 떳떳하고, 학자적 양심을 지키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베를린/진화영 <씨네21>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