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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의상 맡은 하용수
2003-02-11

톱디자이너 하용수(53)씨가 중국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의 영화 <투게더(Together)>의 의상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영화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던 하씨는 92년 <사의 찬미>(감독 김호선)로 첫회 대종상 의상상을 수상한 이후 10여편의 영화와 TV드라마에서 의상을 디자인했지만 외국 영화에 참여한 것은 처음.“천카이거 감독이 먼저 부탁을 해왔지요. 저로서도 해볼 만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적인 거장을 감동시켜보겠다는 의욕이 샘솟았거든요.”하씨는 최인호 원작의 <몽유도원도>(제작 빅뱅크리에이티브)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천카이거 감독을 영입해 친분을 쌓게 됐다. 2001년 7월 기자회견까지 치른 이 영화가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늦어지자 천카이거 감독은 크랭크인 이전에 소품 하나를 만들겠다고 제안했고 하씨에게 의상을 부탁했다. 3월 14일 개봉 예정인 <투게더>는 시골의 천재 소년 바이올리니스트가 베이징으로 유학와 연상의 여인에게 반하면서 아버지와 갈등을 겪는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천카이거 감독이 아내 천훙(陳紅)을 여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자신도 교수로 등장한다. 김형구 촬영감독과 이강산 조명감독도 스태프로 참여했다.“제가 이 영화에서 맡은 것은 전체적인 의상 콘셉트를 잡는 것과 여주인공 릴리의 옷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베이징의 자유분방한 현대 여성의 옷으로 디자인했는데 한류(韓流) 열풍을 감안해 한국에서 유행하는 분위기를 가미했지요. 주로 사극에 출연해온 고전형 미인 천훙으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지요. 중국에서 먼저 본 관객들도 `저 여자가 누구냐`면서 못알아봤다고 하더군요.”하씨는 일일이 배우에게 옷을 입혀볼 수가 없어 몸 치수가 비슷한 예지원씨를 모델로 삼았다. 트렁크에 옷을 가득 담아 황해를 건넌 그가 베이징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던 날, 의상을 다 보고 난 뒤 천카이거 감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이라며 박수를 쳤다. 천훙도 “어떻게 연기할지 막막했는데 이제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며 고마워했다고.하씨는 18일 서울 중앙시네마에서 열리는 기자시사회에서 천카이거 감독과 함께 관객에게 인사를 올릴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