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수완은 닭집 주인인 엄마(김자옥)의 성화에 등록금 마련을 위해 과외전선에서 고군분투중이다. 일주일 만에 그만둔 집에 이어 막강한 적을 만났으니, 벼락부자 아버지(백일섭)를 둔 지훈이다. 고3만 3년째, 싸움은 학교 짱이지만 ‘권력’엔 관심없고 쫓아다니는 여학생들이 한 트럭인 캐릭터. “수업에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선언하더니, 촌스러워 보이는 수완을 “복길아, 복길아” 부르는가 하면, 두번째 과외에 똑같은 옷을 입고 온 수완에게 “과외 유니폼이냐” 약올린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쿨하고, 유쾌한 웃음을 주는 영화다. 동갑내기가 과외선생과 제자로 만나 옥신각신, 익숙치 않은 연애감정을 느껴가는 과정이기에 애초 커다란 반전이나 극적인 갈등, 가슴 저릿한 리얼리티의 감동을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영화는 이 뻔하고 다소 인위적인 설정을 신파적 감정이나, 억지웃음에 의존하지 않고 인물들의 자연스런 표정과 치고받는 대화로 이끌어나가는 재주가 있다. 특히 김자옥과 백일섭의 연기는 매콤달콤한 소스처럼 코미디의 맛을 돋궈준다.원작은 2년전 인기를 모았던 통신연재물이다. 인물들의 발랄함을 적절히 수위조절하고, 텔레비전 코미디극 같은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영화로 무리없이 확장한 것은, 이 영화로 데뷔한 김경형 감독의 능력으로 보인다. 7일 개봉.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