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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감독?<봄 여름..>의 김기덕 감독
2003-01-14

김기덕 감독이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김감독이 현재 경북 청송에서 촬영 중인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제작 LJ필름, 판도라 필름)은 깊은 산 속 사찰을 배경으로 동양적 선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지금까지 그의 영화가 뭔가 세상을 향한 증오로 똘똘 뭉친 인물들을 등장시켜 임팩트가 강한 이미지들을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면 꽤나 파격적인 변신이다.

“재작년 <섬>으로 선댄스영화제에 갔을 때에요. 기자 시사회를 끝내고 숙소에 와서 창밖의 설산을 보다가 갑자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너무 격정적으로 사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그랬는 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곤 2시간에 걸쳐 생각 나는 것을 그대로 메모지에 적었죠”

<봄 여름 …>은 그때 메모지에 쓴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영화. 영화는 동자승-소년승-청년승-장년승-노승 등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을 각 계절의 이미지 속에서 그려낸다.

봄 개울에서 물고기와 개구리와 노닐며 천진난만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동자승, 산사로 요양하러온 소녀와 물놀이를 하며 첫 사랑에 눈뜨는 17세의 소년승, 속세의 번뇌를 이기지 못하고 가을 산사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30대의 청년승, 겨울산에서 닥종이를 만들며 호된 수련을 계속하는 장년승, 백발의 노승이 돼 천진한 또 다른 동자승과 대화를 나누는 노승 등 4계절처럼 반복적으로 순환되는 인간의 일생이 수묵화처럼 담담하게 펼쳐 내겠다는 것이 감독의 의도.

제작진은 이를 위해 경북 청송군 주산지의 수풀로 둘려 싸여 있는 호수에 물 위에 떠있는 암자를 제작했으며 지난해 5월, 8월, 11월 각각 봄, 여름, 가을 분의 촬영을 마쳤고 현재 겨울 부분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주산지는 조선시대 왕이 저수조로 만든 인공호수예요. 300여 년 된 나무 20여 그루가 물 속에 뿌리를 둔 채 자라는 모습도 신비롭고 왕이 일부러 만든 호수라는 점도 호감이 갔습니다. 물 위에 집을 짓는 다는 것은 삶의 부유를 의미합니다. 고정돼 있지 않으니 동서남북이 없는 셈이죠”

전작 <해안선>에서 스타배우 장동건을 출연시켰던 김감독은 <봄 여름 …>에서는 처음이거나 비교적 알려지지 않는 배우들을 기용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적 인물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것이 감독의 의도.

<봄 여름…>은 독일의 아트하우스 판도라 필름과 유럽의 미디어 그룹 바바리아 필름 인터내셔널 등 해외의 제작사와 배급사가 사전에 협력관계를 맺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에 있는 김감독의 열렬한 지지자들과 해외 영화제에서의 좋은 평가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그동안 김감독의 작품을 계속 제작해 왔던 LJ 필름 이승재 대표의 설명이다.

오는 3월 마지막 봄 장면으로 촬영을 마무리할 <봄 여름…>은 오는 6월께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