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절대강자 자리를 둘러싼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과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의 싸움이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초반의 박빙의 싸움을 거친 지금, <반지…>쪽이 조금 우세한 형세다. <반지…>는 <해리포터…>보다 이틀 빠른 개봉 14일만에 전국관객 3백만명을 넘어섰다. 아직 통합전산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 서로의 집계를 믿을 수 없다며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의 싸움 속에서도 눈에 띄는 작품들이 있다. 연초 유일하게 개봉한 영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는 감동적인 휴머니즘 작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며 첫주 6위에 올랐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와 더불어 2명의 피아니스트가 박스오피스를 연주하고 있는 셈이다. 색다른 느낌의 복고영화 <품행제로>도 선전하고 있는 작품이다. 극장마다 몇개씩 스크린을 점령한 대작영화들에 질린 관객들이라면, 슬슬 신작들이 극장에 걸리는 이번주부터는 기대감을 가져도 좋을 듯 하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