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사극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 각기 특색있는 대하사극을 야심차게 준비중이다.
가장 먼저 새로운 사극을 내놓은 곳은 KBS. KBS1TV는 「태조 왕건」「제국의 아침」에 이은 고려사 시리즈 제3탄 격인 「무인시대」를 2월 8일부터 매주 토ㆍ일 밤 9시 45분에 편성한다.
「무인시대」는 고려 후기 1170년(의종 24년) 정중부가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이래 1258년(고종 45년) 최후 집권자인 최의가 죽기까지 약 90년간의 무신정권 시기를 다루는 150부작.「여인천하」의 유동윤 작가가 극본을 쓰고 연출은「명성황후」의 윤창범 PD가 맡아「태조왕건」의 인기몰이를 재현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태조왕건」에서 ‘견훤’역을 맡았던 서인석이 이의방을 맡았고 정중부 역에 김흥기, 이의민 역에 이덕화가「여인천하」이후 다시 사극에 출연한다. 의종은 김규철, ‘두두을’ 역은 견훤의 책사였던 전무송, 이고 역에「야인시대」의 쌍칼 박준규가 출연한다.
SBS는 현재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대하드라마 「야인시대」후속으로 80부작 대하사극 「왕의 여자」를 7월 중순부터 매주 월ㆍ화요일 밤에 편성한다.
「왕의 여자」는 조선조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선조와 광해군에 걸쳐 사랑을 받은 ‘계시’라는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함과 동시에 폭군으로만 알려진 광해군에 대한 재조명을 기획의도로 내세운다.
「여인천하」의 유동윤 작가와 김재형 PD가 다시 뭉쳐 「여인천하」의 과거 영화를 되찾고자 도전장을 내민다.
2002년 한해 월화ㆍ수목 드라마 대부분을 16부작 내외의 미니시리즈로 채웠던 MBC도 오는 8월 중순께 대하 사극「대(大)장금」을 의욕적으로 준비중이다.
「대장금」은 조선 중종 때 수랏관(궁중 요리사)을 통해 입궐한 뒤 관비로 전락했다가 결국 어의(御醫)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여성인 ‘장금’의 일대기를 다룬 50부작 대하 사극이다.「애드버킷」「간이역」을 집필한 김영현 작가가 「장희빈」의 김선영 작가에 이어 여성 사극작가 2호로 등록했고 「허준」「상도」의 연출자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아 「허준」「상도」에 이어 다시 MBC 사극 전성시대 재현에 도전한다. 「태조왕건」「허준」「여인천하」「명성황후」에 이어 2002년 한해 주춤했던 사극의 부흥기를 다시 한번 가져올 수 있을지 2003년 방송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