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린 브로코비치
Erin Brocovich, 2000년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줄리아 로버츠 KBS2 2003년 1월1일(수) 낮 3시20분
<조지 클루니의 표적>(1998)은 분명, 수작(秀作)이었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영화천재로 대접받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만들지 못한 소더버그 감독은 재기했다. <조지 클루니의 표적>은 할리우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꺼번에 투영한다. 시스템 내부에서 그럴듯한 장르영화가 탄생했던 할리우드 고전기를 상기시키면서 소더버그가, 새로운 스타 감독이 될 수 있음을 예견한 것이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2000년작이다. 이 영화는 전작에 비한다면 평이하기 그지없는 편이지만 최소한 범작 수준은 된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두번 이혼하고 세 아이를 둔 처지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녀는 변호사 에드의 사무실에 찾아가 일자리를 달라고 막무가내로 버틴다. 하지만 사무실 직원들에게 거친 말씨와 야한 옷차림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 서류정리를 하던 에린은 우연히 엄청난 사건을 접하게 된다. 어느 대기업 공장에서 유출되는 유독물질로 인해 한 마을 사람들이 병들어가고 있었던 것.
<조지 클루니의 표적>이 어느 정도 비평가들의 시선을 염두에 둔 작업이었다면, <에린 브로코비치>는 할리우드 제작자와 스타들에게 바치는 프로포즈다. 여기서 소더버그 감독은 줄리아 로버츠라는 스타에게 새로운 옷을 입히고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그것은 도발적이고 자립적이면서 또한 가정에 충실한, 복합적인 캐릭터인 것이다. 덕분에 줄리아 로버츠는 자신이 로맨틱코미디 이외의 분야에서 자질이 있음을 입증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법정드라마이자 멜로영화이며 가족영화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어느 여성의 이야기다.
유브 갓 메일
You’ve Got Mail, 19998년감독 노라 에프런 출연 멕 라이언SBS 2003년 1월1일(수) 밤 12시15분
“메일 왔어요.” <유브 갓 메일>은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출연하는 영화다. 뉴욕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캐슬린은 어느 남자와 이메일을 주고받는다. ‘NY 152’라는 아이디를 쓰는 조는 멋진 문장을 쓰고 다정한 남자다. 둘은 실제로는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지만 서로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캐슬린은 자신이 운영하는 아동서점이 대형 체인서점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메일을 보내 ‘NY152’에게 조언을 구하는 캐슬린에게 조는 정면돌파하라고 용기를 준다. 둘은 약속을 정하고 조는 상대가 캐슬린이라는 것을 알고 경악한다. <유브 갓 메일>의 감독은 노라 에프런. 전작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비교하면 재미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역시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 출연작이다. 둘은 영화 내내 멀리 떨어져 지내면서 상대에 관한 정보를 라디오 등을 통해 접했다. 두 배우가 만나 인사를 나누는 것은 영화의 엔딩에서야 가능했다. <유브 갓 메일>은 이를 역전시킨다. 한 동네에 살고 있고 현실 세계에서 서로를 인지하고 있지만 엉뚱하게도 영문 모른 채 이메일을 통해 애정을 나누는 남녀 이야기인 것이다. <유브 갓 메일>은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모퉁이 가게>(1940)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며 또한 로맨틱코미디 분야에서 재능을 과시하는 노라 에프런의 장기를 발휘한 소품이다. 영화에서 캐슬린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그리고 조는 영화 <대부>의 진가를 서로에게 일러주면서 애정을 쌓아간다. <유브 갓 메일>은 프랭크 카프라 감독으로부터 만개한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가 어떻게 새롭게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Diamonds Are Forever, 1971년감독 가이 해밀턴 출연 숀 코너리KBS2 2003년 1월1일(수) 밤 12시25분
숀 코너리가 주연하는 007 시리즈. 남아프리카에서 밀수한 다이아몬드가 사라지고, 제임스 본드는 다이아몬드의 행방을 찾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의 도박판에 뛰어든다. 그는 악당 스펙터가 인공위성을 만들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모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임스 본드는 스펙터의 행방을 뒤쫓기 시작한다. 여기에 또 다른 세력들이 가세하면서 제임스 본드는 다시 위기에 처한다.
미스터 빈
Mr. Bean, 1998년감독 존 하워드 데이비스 출연 로완 앳킨슨MBC 2003년 1월1일(수) 밤 12시25분
<미스터 빈> 시리즈를 존 하워드 데이비스 감독이 장편영화로 만들었다. 미스터 빈은 여전히 실수투성이다. 그는 엄숙한 시험장에서 커닝을 하려고 온갖 수법을 동원하고, 예배시간에도 졸음을 참지 못하고 실수만 일으킨다. 호텔에 묵게 된 빈은 옆방 남자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우스운 장난을 시작한다. 하지만 상황은 빈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기만 한다. 로완 앳킨슨의 표정연기를 보면서 웃음을 참기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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