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아카데미영화상은 과연 누구의 몫이 될까. 세밑 할리우드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의 제75회 아카데미상(오스카상) 후보작 선정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이 지난 주 강세를 보인 가운데 지금까지 아카데미상 후보그룹에 편입될 것으로 꼽히는 작품은 대체로 화면을 태워버릴 듯한 관능과 쇼 비즈니스 세계의 그늘을 그린 <시카고(Chicago)>와 시간을 초월한 세 여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 <세월(The Hours)>, <뉴욕의 갱들(Gangs of New York)>,<피아니스트(Pianist)>.
과거 영화 프로듀서들이 해마다 1월2일까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에 작품을 출품해 온 탓에 연말 흥행기록과 영화 관계자들의 평가도 상당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영화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에서도 시카고를 단연 으뜸으로 꼽는다. 이미 지난 주 코미디ㆍ뮤지컬부문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 등 8개부문에서 제60회 골든 글로브후보에 오른 시카고는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존스, 리처드 기어 등을 앞세운 채 센추리플라자 시네마와 패서디나, 버뱅크 등에서 상영돼 주말 관객동원에 성공했다.
마이클 커닝햄의 퓰리처상 수상소설이 원작인 <세월>도 영국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작품에 기초한 영화로 메릴 스트립과 니콜 키드먼, 줄리언 무어 등 호화캐스팅을 앞세워 거의 80년 역사의 오스카상에 도전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계 움직임에 정통한 일간 ‘버라이어티’도 세월에 대해 ‘오스카상에 가장 접근해있는 작품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유대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브 스필만의 처절한 생존 이야기를 그린 폴란드태생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 또한 이미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으며 찰스 디킨스의 원작을 영화화한 <니콜라스 니클비(Nicholas Nickleby)>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주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1위에 올랐던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도 팬터지 액션으로 19세기 뉴욕 암흑가를 조명한 <뉴욕의 갱들>과 함께 후보그룹에 들 가능성이 크다. 한편 뉴욕과 LA영화비평가협회는 앞서 <천국에서 먼(Far From Heaven)>과 <슈미트에 관하여(About Schmit)>를 ‘올해의 영화’로 각각 뽑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