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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대학생 ‘순수녀’를 사랑하다 ‘색즉시공’
2002-12-10

늦깎이 대학 신입생 은식(임창정)은 2학년 에어로빅부의 은효(하지원)에게 반한다. 그는 해병대 고참인 법대생 성국(최성국)을 따라 ‘차력은 국력’이란 모토 아래 만들어진 차력동아리원이기도 하다. 은식은 은효의 주위를 맴돌며 다가서려 하지만 그때마다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으로 오히려 ‘변태’로 오인만 받는다. 게다가 은효는 학교내 ‘킹카’인 상욱(정민)과 사랑에 빠진다.

지난해 <두사부일체>로 흥행에 성공했던 윤제균 감독의 두번째 작품 <색즉시공>은 성공적인 상업영화다. 영화에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젊은 청춘 커플들의 좌충우돌 섹스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몸으로, 말로 걸쭉하게 던져대는 섹스담은 때로는 과하게 보일 정도다. 화장실유머 수준의 에피소드들과 관음적인 카메라, ‘섹시녀’와 ‘순수녀’를 대비시키는 방식까지 영화에선 분명 남성의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은식의 사랑을 중심으로 하는 탄탄한 드라마축은 이런 불쾌감을 많은 부분 상쇄해준다. ‘신파’같은 사랑임에는 변함없지만. 코미디와 드라마의 균형을 갖춘 <색즉시공>은 성과 사랑에 달뜬 20살 언저리의 모습들을 추하거나 엽기적인 것이 아니라, 즐겁고 맑은 기억으로 남긴다.

재치있는 배우들의 애드립과 함께 하지원씨가 맑은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하고 비교적 얼굴 낯선 신인들이 빠지지 않게 자신들의 역할을 해낸 것도 영화를 에어로빅 공연처럼 ‘통통 튀게’ 만든 힘이다. 13일 개봉.

글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