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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파이? <색즉시공>
2002-12-06

<색즉시공>(제작 두사부필름/필름지)은 첫 영화 <두사부일체>로 전국 350만의 ‘대박’을 기록하며 단숨에 한국 코미디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윤제균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한국판 <아메리칸 파이>’를 표방하며 제작된 이 영화는 ‘정액 프라이’나 ‘돼지 발정제’를 등장시키는 과감함과 생쥐를 통째로 삼킨다든가 구토 중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엽기성을 갖추며 <아메리칸…>보다 오히려 한 발짝 더 나가는 듯 하다. 영화는 남자들끼리 술자리에서 나누는 질펀한 음담패설과 비슷하다. 야하고 자극적이며 보는 순간은 배꼽을 잡을 만큼 재미있지만 너무 직접적이고 감독의 상상력은 풍부하지만 남성중심적이다.

여주인공 은효는 70년대의 여자처럼 잘 생긴 남자에게 버림받은 후 착한 남자에게서 구원을 받고 여자와의 ‘하룻밤’만을 꿈꾸는 남자아이들은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지하철 성추행이나 낙태도 별 거리낌 없이 등장하고 수영복이나 에어로빅 복장의 여배우들은 남성 관객들의 눈만을 즐겁게할 뿐이다. ‘단지 코미디일 뿐, 재미있으면 그만’이랄 수도 있겠지만 마초적 상상력에 불쾌해 하는 관객도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주는 웃음은 넘치지만 스토리의 흡인력도 <두사부일체>에 비해 떨어진다. 군 제대 후 스물여덟에 대학 신입생이 된 은식(임창정)의 대학생활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담뱃재에 가래침을 막걸리에 섞어 먹는 신입생 신고식도 힘들고 실수로 속옷바람에 3층 기숙사방에서 뛰어내려 캠퍼스의 명물로 소문나기도 한다.

어느날 무료하기만 하던 은식의 대학생활에 서광이 비춰온다. 에어로빅부의 ‘킹카’ 은효(하지원)가 그 앞에 나타난 것. 하지만 어떻게든지 관심을 끌어보려는 은식의 노력에도 은효는 무관심하기만 하고 오히려 그때마다 상황은 꼬여서 은식은 변태취급을 당하기만 한다. 해프닝 끝에 은식이 속한 차력부와 은효의 에어로빅부는 같은 연습실을 쓰게되지만 기뻐하는 것도 잠시. 오히려 은효는 바람둥이 상욱(정민)과 사랑에 빠지고 마는데…

남녀 주인공역을 맡은 임창정이나 하지원의 연기도 무난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은식의 차력부 선배역의 최성국. TV시트콤 「대박가족」에서 ‘진지한 코미디’연기를 보여준 그는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최성국의 상대역인 에어로빅부 코치 역을 맡은 댄스가수 출신 유채영의 연기자 변신도 성공적이다.

12일 개봉해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선다.

상영시간 96분. 18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