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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등장하는 007에 네티즌 반발
2002-12-03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된 반미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ㆍ북한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의 일부내용에 대해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007시리즈의 20번째 작품 는 악당의 오른팔로 한반도 통일이라는 목표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는 등 북한을 ‘악의 축’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배역은 한국계 미국배우 릭윤이 연기했다. 영화에서 또 다른 북한군 문대령 역을 제의받은 차인표는 올 초 출연을 거절한 바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한총련이 영화의 제작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에 대한 네티즌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은 장갑차에 의한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최근 대중문화계에 불고있는 반미 분위기에 릭윤의 방한이 겹치면서. 홍보가 목적이던 릭윤의 방한이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 007’운동에 도화선이 된 셈.

지난 2일 열렸던 릭윤의 기자회견도 네티즌의 반발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과 릭윤의 대답이 오가며 어색함을 감추기 힘든 분위기였으며 KBS2 「행복채널」이 반미 감정을 들어 초청 계획을 취소하는 등 영화 홍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영화전문지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안티 007’ 내용의 글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제임스 본드와 본드걸이 헬리콥터 타고 도망칠 때 가난하게 생긴 농부 두 명이 소를 끌고 폭격기에서 떨어진 자동차를 쳐다보는 장면’과 영화의 후반부 ‘불상을 배경으로 한 러브신’. 여기에 네티즌들은 영화가 냉전의 논리로 남북한을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영화의 수입과 배급을 맡은 20세기폭스코리아 측은 개봉 시기나 지면, TV광고 등 마케팅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영화를 보고 나면 오해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가 냉전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영화 속의 적은 북한보다는 극단적 민족주의자인 개인들”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농부가 등장하는 장면은 DMZ주변에서 벌어지는 장면이라 북한의 모습일 수 있으며 영화 후반부의 불상을 배경으로 한 정사장면은 배경이 한국이라기 보다 아시아의 한 나라”라고 덧붙였다.

영화 전문지의 홈페이지는 최근 1주일 동안 영화 비판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지만 영화 보이콧을 실행에 옮기는 네티즌들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