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작가 스티븐(앨버트 브룩스)은 한때 아카데미상 후보에까지 올랐지만 이젠 퇴물 신세다. 벼랑끝에 몰린 스티븐은 예술인들에게 ‘창작의 영감’을 준다는 여신 뮤즈(샤론 스톤)를 모셔온다. 하지만 오히려 아내(앤디 맥도웰)가 영감을 받아 쿠키전문가로 성공할 동안 스티븐은 시나리오 한편도 완성 못한다. <뮤즈>는 “현실과 환상을 구분할 줄 모르는” 할리우드와 창작에의 강박관념에 매여사는 인간들을 가벼운 터치로 풍자한 코미디다. 샤론 스톤이 머리핀들을 삐죽삐죽 꽂은 채, 최고급 호텔 등 요구조건 까다롭고 천방지축인 여신으로 파격변신했다. 앨버트 브룩스 감독의 영화답게 말이 많은 것도 특징. 제임스 카메론, 롭 라이너, 마틴 스코시즈 등 유명감독들이 직접 출연했는데, 뮤즈를 찾아왔던 스코시즈가 신경질적이고 속사포처럼 <성난 황소>의 속편 구상을 털어놓는 장면은 압권이다. 29일 개봉.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