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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고스트 쉽
2002-11-19

■ Story

숀 머피 선장(가브리엘 번)과 모린 엡스(줄리아나 마골리스)가 이끄는 예인선 ‘북극의 전사들’호의 대원들은 조난 위기의 배를 구조하거나, 침몰한 배를 인양하는 최고의 스페셜리스트다. 고된 임무를 마치고 술집에서 피로를 풀던 북극의 전사들에게 페리맨이란 남자가 다가온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베링해 근방 알래스카 해안에서 배 하나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공해상이기 때문에 난파선은 발견한 자의 소유가 된다. 북극의 전사들은 페리맨과 함께 난파선을 찾아 나선다. 발견한 배는 40년 전 홀연히 사라진 이탈리아 국적의 안토니아 그라자호다. 엉망진창인 배 안을 뒤지던 대원들은 엄청난 양의 금괴를 발견한다. 배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있던 대원들은 금괴만 들고 빠져나가려 하지만, 알 수 없는 힘이 북극의 전사호를 폭발시켜버린다.

■ Review

<매트릭스>의 제작자 조엘 실버와 <포레스트 검프>의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는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다. <헌티드 힐> 를 만든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는 고전 공포영화를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스트 쉽>도 널리 알려진 소재인 유령선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영화다.

‘방황하는 화란인’의 전설부터 현대의 메리 셀레스트호까지 유령선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벌어지는 공포는 극단적이다. <고스트 쉽>은 정통적인 유령선 이야기를 보여준다. <큐브>와 <더 셀> <레지던트 이블>이 선보였던 ‘절단’을 현란하게 끌어올린 첫 장면이 끝난 뒤, 유령선이 난데없이 눈앞에 나타나며 아무도 없는 객실과 홀에서 술병과 가구들이 혼자 움직인다. 거대한 유령선 안에서 그들은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헤매다니고, 하나씩 목숨을 잃는다. <고스트 쉽>은 단순한 유령선 이야기에 인간의 탐욕이라는 주제를 덧붙인다. 안토니아 그라자호가 유령선으로 변한 이유는 탐욕 때문이었고, 지금도 탐욕스러운 인간들을 끌어들여 유령으로 만들고 있다.

깔끔하게 를 만들었던 스티브 벡은 <고스트 쉽>도 동일한 법칙으로 조율한다. 잔인한 세부묘사보다는, 장면장면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내는 방식이다. 쓰레기와 먼지로 가득한 연회장이 서서히 40년 전을 재현하는 장면이나 유령에게 사로잡힌 머피가 모린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섬뜩함 대신 낭만적이고 안타까운 심정을 안겨준다. 모린이 유일하게 ‘순수한 영혼’ 케이티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공포에 사로잡히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고스트 쉽>은 세련되게 다듬어진 공포영화다. 지나치게 ‘감동’으로 이끌어가려는 시도만 덜하다면 더 좋을 뻔했다.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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