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에반게리온>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디브이디 타이틀이 대원 C.I(뉴타입)와 대원 C&A에서 18일과 내달초 각각 출시된다. <신세기…>는 ‘컬트’를 넘어서 일본 에스에프 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고, <센과…>는 올해 개봉되어 한국에서 일본영화 가운데 최다관객을 끌어모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신작이라 애니메이션 디브이디 타이틀 시장 성장에 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브이디 타이틀 시장의 규모는 <매트릭스><해리포터> 등 화제작 출시를 계기로 급증해왔다. 안노 히데야키의 <신세기…>는 95년 일본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28회를 4회씩 나눠 7장으로 출시된다. 18일 1, 2집을 시작으로 12월 중순까지 모두 나올 예정이다. ‘세컨드 임팩트’이후 남극의 빙산이 녹아버리고 순식간에 20억명의 인구가 사라져버린 2015년의 지구가 배경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투병기군단인 사도에 의해 전멸의 위기에 처한 인류는 생체 거대로봇 ‘에반게리온’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 조종자로 신지, 레이, 아스카 세 소년·소녀가 선택된다. 수수께끼같은 스토리와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은 언제봐도 사람을 끈다. 이 타이틀의 매력은 선명한 화질과 함께 텔레비전 방영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무삭제로 온전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에바를 탄 레이가 자폭하는 순간, 방송분과 달리 디브이디판에선 잠깐 거대한 레이의 형태로 변하는 에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장면 하나, 대사 하나까지 기억하는 ‘에바’ 마니아들에겐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센과…>는 이상한 터널로 들어가 온갖 귀신들이 목욕을 하러 오는 마녀 유바바의 여관에서 일하게 된 소녀 치히로의 모험을 그린 작품. 2장으로 발매되는 이 타이틀은 여느 일본 애니 디브이디에 비해 그림콘티, 극장 예고편 모음 등 서플먼트가 풍부하다. <니혼TV>에서 방영됐던 <센과…>의 48분짜리 제작다큐멘타리는 한국에서 발매되는 타이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발매사쪽은 첫 발매양(초도)이 4만장 정도 될 것이라 밝혔다. 일본 애니 가운데는 <공각기동대>의 1만5천장을 훨씬 뛰어넘고 디즈니의 <몬스터 주식회사>의 3~4만장에 맞먹는 수치다. 대원 C&A에 따르면 2002년도 디브이디 시장 규모추정치는 년 800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디즈니류의 애니메이션이 80억원대, 애니 마니아층의 시장은 60억원대로 잡고 있다. 전통적인 만화산업을 주도해왔던 대원은 내달 게임큐브를 내놓는 등 게임과 디브이디 발매를 토대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그 가운데서도 C.I는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뉴타입 디브이디’라는 브랜드로 텔레비전 애니·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분야의 로봇물, 미소년물 등을 내놓고, C&A는 지브리 스튜디오 계열의 대중적인 극장애니메이션 위주로 작품들을 출시하는 분리전략을 채택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감독-안노 히데야키/화면비율-4:3/더빙, 자막-한국어, 일본어/오디오-돌비 디지털 스테레오/지역코드-3/제작사-뉴타입 DVD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감독-미야자키 하야오/화면비율-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16:9)/더빙, 오디오-일본어(DTS-ES DIscrete 6.1), 한국어(돌비 디지털 5.1)/지역코드-3/제작사-대원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