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제작현장> 충북 제천, SBS「대망」오픈스튜디오
2002-11-07

“레디, 액션”

김종학 감독의 힘찬 사인이 떨어지자 재영(장혁)이 민망한 듯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다…담배를 팔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신 이걸 가져왔습니다.”

그러자 담배재배 마을 어른인 양노인(장인한)이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이것이 무엇인고?”라고 묻는다.

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문화재 단지에 위치한 SBS 드라마 「대망」(극본 송지나ㆍ연출 김종학)의 오픈세트장. 17일 방송될 12부의 촬영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날 촬영분은 담배를 팔아 오겠노라고 호언장담한 재영이 무일푼으로 담배마을에 돌아와 양노인에게 어렵게 입을 떼며 이 사실을 고백하는 장면.

촬영 도중 “삐리리리릭” 하는 관광객의 휴대폰 벨소리에 NG 사인이 났다. 한 스태프는 “보통 드라마 촬영시 일반인의 관람을 통제하는 데 반해 「대망」의 스튜디오는 관광단지 조성을 목표로 처음부터 개방해 놓았기 때문에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전원을 꺼달라는 한 스태프의 주문이 이어진 뒤 4∼5차례 재촬영에 이어 OK사인이 났다.

이후 장혁의 일행인 큰돌이 담배마을 사람들을 다른 마을로 떠나자고 설득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왕이면 하루 두끼라두 먹구 사는 고향이 좋잖아요”라는 대사를 계속 “두끼 식사라도”로 말했기 때문에 6∼7차례나 재촬영이 이어진다. ‘식사’라는 단어를 빼라는 수차례 지적 후에야 비로소 감독의 OK 사인이 떨어졌다.

김종학 감독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재영이 담배 농사로 성공하는 내용이 이어진다”면서 “이후에는 금평대군과 세자를 두고 권력에 줄대기를 시도하는 상인들의 모습에 대선을 앞둔 정ㆍ재계의 분위기를 투영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촬영이 진행된 오픈 스튜디오는 제천시가 20억을 투자, 청풍 문화재 단지에 세운 것으로 대지 약 8천 평, 세트 면적은 약 5천여 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SBS 아트텍이 8개월간의 시공기간을 거쳐 조선 중기의 종로 육의전 거리를 기와집 26동ㆍ초가 66동을 세워 재현했다. 특이한 것은 와이어 액션 등 무협 신에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조선 시대에는 없던 2층짜리 기와집도 지었다는 점. 드라마가 퓨전 사극을 표방하다보니 완벽한 고증보다는 드라마에 적합하게 적절한 변용을 꾀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망이 HD(고화질)로 제작되는 드라마다보니 통나무, 철구조물, 실제 기와 등을 주재료로 선택해 현실감을 극대화했고 소가죽, 짚단 등 소품도 모두 실물로 준비했다. 세트제작을 담당한 SBS 아트텍의 임순원 차장은 “HD로 제작되는 드라마의 세트인 만큼 눈속임이 어렵기 때문에 실제 재료를 주로 사용했고 촬영할 때마다 도로에 흙을 새로 까는 등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특히 스튜디오에 있는 소품은 가짜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제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