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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드라마 출연하는 손지창
2002-11-02

만년 미소년일 것 같던 탤런트 손지창(32)이 정-재계의 이면사를 다룬 MBC 미니시리즈 「삼총사」(수ㆍ목요일 오후 9시 55분)에 출연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총학생회장을 거쳐 시민단체 활동가로 이름을 날리다가 정계에 입문하는 장범수.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타고난 리더십과 활동력, 그리고 호감가는 외모를 무기로 차근차근 꿈을 실현해가는 인물이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장두익 감독님 작품이라서 무조건 출연했어요. 「무동이네 집」으로 연기자 입문을 도와주셨고 「마지막 승부」로 진정한 연기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신 분이거든요.”

손지창은 드라마 첫 장면인 국회 본회의장 연설 대목을 찍기 전에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김민석 전 의원을 찾아가 연설 모습을 캠코더에 담았다. 집에서 비디오를 틀어놓고 며칠 동안 연습한 뒤 스튜디오에서 연설문을 읽어내려가니 장두익 PD가 “난 진짜 김민석 의원이 왔는 줄 알았어”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성향은 극중 인물과 반대라고 털어놓는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물론 부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으며, 대학(홍익대 경제학과)에 다닐 때도 운동권과 대립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야겠지만 전경에게 화염병을 던지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서 뭐가 바뀌나요. 정치에도 별 관심 없어요. 대통령이 아무리 바뀌어도 밑에서 계속 비리를 저지르며 사욕을 챙기려는 사람이 있으니 마찬가지지요. 이번에도 선거를 앞두고 몇 군데서 도와달라는 제의가 왔지만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 역할에만 충실하기로 했어요.”

극중에서 손지창은 김소연을 사이에 두고 단짝친구 류진과 다툼을 벌이는 동시에 김소연과 황인영을 놓고 고민하는 겹삼각관계를 이룬다. 또한 그의 동생으로 등장하는 정다빈은 류진을 짝사랑하다가 삼총사의 한 축인 재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중견 연기자 그룹을 빼고는 벌써 제가 가장 나이가 많더군요. 학창시절 제 팬이었다는 소연이와 함께 사랑 연기를 펼치려니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요. 그래도 나이 차이는 별로 느끼지 않아요. 길거리 농구를 하면서 고등학생들과 가끔 어울리는데 저보다 더 늙어보이는 친구도 있더라구요.”

그는 요즘 연기 못지않게 사업의 재미에 빠져 있다. 벤처기업 전문홍보회사 베니카를 차려 CEO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사업을 병행한다고 하면 ‘얼굴마담’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인데 저는 직접 광고주들과 만나고 다녀요.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들어 내년에는 사업분야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영상제작에 필요한 토털 솔루션 공급이 제 목표지요. 장비가 됐든 배우가 됐든 모든 재료를 공급하는 겁니다.”

사업 얘기로 옮아가자 눈빛이 더욱 생기를 띤다. 그래서 그가 본격 정치ㆍ경제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이제는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