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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빛좋은 개살구
2002-10-28

3/4분기 영화시장 동향, 점유율·관객수는 늘었지만 손실 폭 커져겉보기엔 튼튼하나 속병은 깊다. 누군가가 지금 한국영화 시장에 청진기를 들이댄다면 이런 진단을 내리지 않을까.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실이 발표한 3/4분기 영화시장 동향(서울관객 기준)을 살펴보면 한국영화는 지난해보다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인다. 지난해 같은 시기 35편이 개봉해 39.85%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올해 점유율은 43.98%. 관객 수로도 300만명 가까이 늘었고 개봉편수는 55편(단편영화를 포함하면 67편)으로 무려 20편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제작현장에서 호황을 체감하는 이는 많지 않다. 제작편수가 늘어난 만큼 편당 관객 수는 줄어든 셈인데다 제작비가 워낙 올라 전국 100만명을 넘겨도 손해를 보는 영화가 여러 편 생겼기 때문이다. <아 유 레디>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처럼 기록적인 제작비가 고스란히 손실액이 된 영화뿐 아니라 <챔피언> <라이터를 켜라>처럼 어지간한 흥행을 한 영화들도 수익을 남기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영진위의 3/4분기 통계는 이런 맥락을 염두에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일단 서울관객 기준 흥행 10위는 <집으로…>(159만6521명), <마이너리티 리포트>(140만406명), <반지의 제왕>(136만1855명), <공공의 적>(116만1500명), <스파이더 맨>(110만7600명), <가문의 영광>(95만2147명),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93만6250명), (88만2400명), <맨 인 블랙2>(85만4668명), <폰>(76만5000명) 순이다. 9월30일까지 통계라 <가문의 영광>이 6위에 그쳤지만 현재 이 영화는 서울 141만, 전국 436만여명을 기록, 전국관객 수로 <집으로…>를 추월했다. 배급사별 시장점유율은 시네마서비스가 1위를 차지했는데 아직 기세등등한 <가문의 영광> 외에도 <광복절특사>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등 두장의 에이스가 남아 있어 연말까지 점유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CJ엔터테인먼트는 21편을 개봉시켜 편수로는 가장 많은 영화를 배급한 회사지만 점유율은 2위에 그쳤고 3위부터는 콜럼비아, 20세기 폭스, 브에나비스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픽처스, A라인, 씨네월드, 청어람, UIP 순이다.9월까지 서울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16.4% 늘어난 2968만974명으로 집계됐다. 관계자들은 지난해 9천만명에 육박했던 전국관객 수가 올해 1억명을 돌파할 것인지 여부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지금 추세라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당면과제로 떠오른 관객 수 증가와 수익성 감소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는 여전한 문제로 남는다.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