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SE1975년, 감독 밀로스 포먼 자막 영어, 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타이어, 인도네시아어 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지역코드 3 출시사 워너
최근 스페셜 에디션 DVD의 출시로 시선을 끌고 있는 두 걸작, <아마데우스>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사이에는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만큼이나 스타일에서도 큰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노라면, 놀랄 만큼 다양한 공통점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것은 전혀 다른 두 영화를 만든 감독이 밀로스 포먼이기 때문이며, 동시에 그의 영화들이 가지는 특성인 ‘사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여기저기서 묻어나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중 더 오래된 작품인 75년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DVD는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밀로스 포먼적 특성과 함께, 기술적인 면에서도 경의를 표하게 만들 정도다. 놀랄 만큼 정돈된 화질이 그 대표적인 예. 물론 제작된 지 30년가량 된 영화라 어느 정도 수준의 리마스터링이 되었을 것이라고 예측은 하고 있었다. 그러나 화면에 보여진 화질은, 그 예측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수준이라 마치 이 영화가 90년대 후반에 촬영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서플먼트의 ‘삭제장면’ 코너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리마스터링되기 전 원본 필름의 상태. 어느 곳이라고 지적할 필요도 없이 사방에서 튀어오르는 검은 점들과 필름 스크래치들을 보고 있으면, ‘저걸 다 보정했단 말이지…’ 하는 경악에 가까운 감탄이 저절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제작과정 다큐멘터리인 ‘Making of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코너도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이 영화가 유명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배경 이야기쯤은 대부분이 알고 있어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 커크 더글러스가 원작에 매료되어 1961년 판권을 산 뒤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으로 올렸다가 실패했다는 것과, 그가 밀로스 포먼에게 영화화를 제안하면서 소설책을 보냈으나 우편사고로 인해 배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10년 뒤 커크 더글러스의 아들인 마이클 더글러스가 앞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정말 운명적으로 다시 밀로스 포먼에게 영화의 감독을 의뢰하게 되는 이야기는 보는 이들을 스크린 속에 빨려들어가게 만든다.
1975년 작품을 고전이라는 범주 안에 넣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미처 보지 못한 신세대 관객에게 이 DVD는 고전에 버금가는 감동을 줄 것이 분명하다.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 또 다른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말이다.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