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로서 연기 인생을 걸고 한번쯤 도전하고 싶은 배역이었고, 누구보다 잘해낼 자신도 있습니다.”
오는 11월 6일 첫 방송될 KBS 2TV 100부작 특별기획드라마 <장희빈(가제)>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김혜수(32)가 22일 오후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연기에 임하는 각오와 소감을 털어놨다. ‘글래머 스타’ ‘건강 미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혜수의 사극 출연은 아역 시절에 등장했던 86년 <사모곡> 이후 16년 만이다. 그는 최근 2년간 <신라의 달밤>, <쓰리>, <YMCA야구단>에 잇달아 출연, 영화에만 전념해 왔다.
“제가 평범한 초등학생이었을 때 ‘장희빈’역을 맡은 이미숙 선배가 사약을 먹고 열연하는 장면을 TV에서 보면서 ‘내가 저 역할을 꼭 해야지’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에 그려졌던 ‘요부’나 ‘질투의 화신’이 아니라 삶에 대한 애착을 갖고 진보적, 의지적으로 살아가는 여인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입니다.”
오는 24일 민속촌에서 첫 촬영을 갖는 김혜수는 1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수십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다양한 모습을 연기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작품에 회당 700만선의 역대 최고 개런티를 받고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흥식 KBS드라마 국장은 “김혜수씨가 100부작이라는 긴 시간 동안 드라마에 매진해야하는 만큼, 역대 최고 대우를 해줬다”고 귀띔했다. 현재까지는 SBS <별을 쏘다> 에서 회당 600여만 원을 받은 전도연의 개런티가 최고로 알려져 있다.
한편 김혜수는 11월초 촬영 예정인 영화 <바람난 가족> (제작 명필름)의 주연을 맡기로 이미 계약한 상태에서 <장희빈>에 중복 출연하기로 결정해 영화 제작사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날 제작사인 명필름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혜수가 지난 9월 3일 영화 출연 계약을 체결, 개런티의 50%를 받고 촬영을 앞둔 상태에서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면서 “영화와 드라마 스케줄을 병행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영화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영화 대신 드라마를 선택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꼭 해보고 싶은 배역이었다”며 “후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